오늘의 시조

택배/ 김 재 황

시조시인 2025. 6. 17. 05:20

[달을 노래하다] 편

 

                택배

 

                                      

                                       김 재 황

 

돌림병 돌고 나니 가게 일은 줄었으나

잠시 쉴 시간조차 없는 일이 생겼다네,

문자로 집에서 사면 틀림없이 보내 줘.

 

빠르긴 꽤 빨라서 바람인 양 방방곡곡

하루나 이틀이면 그 어디든 가 닿는데

얼굴은 안 마주하고 문 잎에다 둔다네.

 

갖다 논 문건들이 그냥 밖에 놓였어도

제 것이 아니라면 손을 대지 않는다네,

믿음을 그리 쌓으니 점점 바쁠 수밖에.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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