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목

아름다움을 안으로 숨긴 송화

시조시인 2006. 6. 4. 07:57

 

 

                               아름다움을 안으로 숨긴 송화


                                                                                                      김 재 황


                              순한 그리움으로 오이처럼 내민 수꽃

                              둥근 외로움으로 달걀같이 돋은 암꽃

                              저마다 아름다움을 안으로만 숨기네.

                                                               --졸시 ‘송화’


 조선소나무는 일명 ‘적송’(赤松) 또는 ‘육송’(陸松)이라고 부른다. 이 소나무 중에는 ‘정2품소나무’나 ‘석송령’(石松靈) 등 이름난 나무들이 있다. 자세히 보면 볼수록 오밀조밀한 아름다움을 지닌 송화. 꽃말은 ‘굳셈’이고, 우리나라와 일본 및 만주에 분포한다.

 늘푸른 바늘잎 큰키나무이다. 나무껍질은 검붉고, 잎이 2개씩 모여 나는 이엽송이다. 5월경에 단성화(單性花)가 피는데, 종자에는 날개가 있다.

 옛날, 중국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한다. 어느 한 사람이 몹쓸 병에 걸렸다. 그 때문에 동네 사람 모두가 그를 꺼려하였으므로, 관리들이 그를 깊은 산속으로 데려다가 버리고 말았다. 그는 너무나 야박한 인심에, 산 속에서 한 달 동안이나 울면서 지냈다. 그러자, 그 곳 산신령이 그의 꿈속에 나타나서 말했다.

 “자, 이 환약을 줄 터이니, 매일 3알씩 먹도록 하여라. 그러면 며칠 안으로 네가 지닌 병이 깨끗이 나을 것이니라.”

 그는 검은 환약 9개를 두 손으로 받았다. 잠이 깨니, 그의 손에는 9개의 환약이 놓여 있었다. 그는 그 약을 하루에 3개씩 3일 동안을 복용했다. 그랬더니, 어느 틈에 그의 병이 물로 씻은 듯이 말끔하게 나았다. 그는 정화수를 떠놓고, 산신령에게 그 약을 만드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간절히 기원했다. 그날 밤, 그의 꿈에 신선이 다시 나타나서 말했다.

 ‘내가 그대에게 준 것은 바로 송진이었노라. 소나무의 진을 먹으면 늙지 않고 오래 살 수도 있느니라.“

 그는 그 이후로 송진을 많이 먹고 일백 살이 넘도록 젊게 살았다고 전한다.


 우리나라에도 소나무에 얽힌 한 전설이 있다. 충북 보은군 내속리면 상판리 법주사 입구에는 ‘정2품소나무’가 있는데, 이 나무는 그 나이가 대략 6백 살쯤으로 알려져 있다.

 1464년의 일이었다고 한다. 세조 임금께서 법주사로 가고  있을 때, 임금이 밖을 보니, 당신이 타고 가던 가마가 아무래도 길가에 섰는 소나무 가지에 걸릴 것만 같았다. 그래서 큰 소리로 말했다.

 “연(輦)이 걸리겠다.”

 임금께서 말을 마치자마자, 길가의 그 소나무가 가지를 번쩍 들어올렸다. 임금님은 그 나무의 충성스러움을 가상하게 여기셨다. 그래서 그 나무에게 ‘정2품’의 높은 벼슬을 내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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