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조 30편) 11. 행보 행 보 김 재 황 언제든지 내 앞길은 눈이 하얗게 내린 길 발걸음 내딛으면 ‘뽀드득’ 소리가 난다 새롭게 하루를 걸으며 찍어놓은 내 인발! 바라보고 가는 길이 꽤 길고 험하다 해도 땅바닥 힘껏 딛고 앞으로 나가야 할 것 내 길의 외로운 발자국 선명히 남겨야 할 것. 혹시 누가 내 뒷길을 이담에 살필.. 시조 2009.07.04
(다시 시 30편) 12. 흔들리지 않고는 흔들리지 않고는 김 재 황 흔들리기만 하는 풀들도 사실은 길을 가고 있다. 낮에는 노랗게 쓸린 햇빛의 길을 걷고 밤이면 하얗게 닦인 달빛의 ��을 걷는다. 걸어가며 허공에 찍어 놓은 안개 같은 발자국 함께 흔들리지 않고는 결코 딛을 수 없는 그 길. 시 2009.05.29
(자선시조 30편) 24. 히말라야를 오르며 히말라야를 오르며 김 재 황 너무나 숨차구나 홀로 오르는 발걸음 지나온 산길 위로 젖은 바람 깔리는데 그 높은 나의 봉우리 번쩍인다 빙설이---. 아무도 밟지 않은 순수의 자리를 골라 말없이 삶을 새긴 어느 설인의 발자국 아직껏 굽은 능선에 빈 고요로 남아 있다. 볼수록 아름다워라 멀리 펼친 산.. 시조 2008.11.21
사랑방에 불빛이 밝았어요 ♧♧♧ 사랑방에 불빛이 환하게 밝았어요 글 읽는 소리 낭랑히 창호지에 비쳐요 세상의 어둠을 모두 벗어 버리고 쉬나무의 영혼은 먼 길을 훨훨 떠나요 푸른 달빛 자락을 골라잡으며 손짓하는 별을 따라 가볍게 길을 떠나요 멀리 곧고 바르게 찍힌 발자국에서 똑바로 뻗어 있는 진리의 길을 느껴요 쉬.. 감성언어 2008.11.03
(자선시조 30편) 1. 무궁화가 피어난다 무궁화가 피어난다 김 재 황 동남쪽에 자리 잡아 먼동을 빗질한 마음 놀빛 묻은 이마에는 이슬 같은 땀이 솟고 조금씩 손을 펼치어 새아침을 열고 있다. 알몸으로 다진 나날 이어지는 목숨의 끈 먼저 떠난 발자국을 다시 짚어 따라가면 점잖게 흰 옷을 걸친 얼굴들도 눈을 뜬다. 때로는 시린 바람이 그 .. 시조 2008.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