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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시인 2009. 1. 25.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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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훌륭한 친구는 인생의 전부 아닌가요?”
 
 
김근도(경영61) , 김재황(농학61)교우
 
 
[인터뷰] 2009-01-19
은퇴시점인 60세에 함께 아름다운 인생 2막을 시작한 두 친구가 있다. 작가와 출판사 대표로, 공동의 꿈을 향해 손을 맞잡은 김재황(농학61), 김근도(경영61) 교우를 만나봤다.

김근도 교우가 도서출판 컴픽스를 설립한 것은 지난 2001년. 경영학과(당시 상학과)를 졸업하고 대한전선, 대한제당을 거쳐 동진상운과 대왕실업 대표이사를 역임한 성공한 기업가로 승승장구하던 김 교우는 그 동안의 삶에 대한 보답의 일환으로 나머지 인생을 사회에 이바지하고자, 은퇴를 결심하고 출판사를 설립하게 됐다.

김재황 교우는 농학을 전공했지만 조지훈 선생의 강의를 청강하며 문학의 꿈을 키운 문학도였다. 졸업 후 전공분야를 살려 농촌지도사로 일하였고, 삼성의 에버랜드 개발에 참여하기도 한 김 교우는 1987년 《월간문학》에 시조 ‘서울의 밤’이 당선돼 등단하였다. 《거울속의 천사》외 다수의 시집을 출간하며 시인으로 활발히 활동하던 김재황 교우는 대학 시절 절친한 친구였던 김근도 교우를 다시 만나 의기투합해 출판 사업을 하게 된 것이다.

전공 분야가 너무 다른 두 사람이지만, 지향하는 바는 같다. 녹색운동이다. 이를 위해 각자가 잘하는 분야를 살려서 한 사람은 작가로서 글을 쓰고, 다른 한 사람은 출판인으로 친구가 쓴 글을 출판한다. 녹색운동, 즉 자연과 인간을 중심으로 한 책을 출간해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사회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하는 것이 이들의 뜻이다.

10여 년 전부터 출판사를 설립해 녹색운동을 전개한 두 사람은 자연에 관한 책을 출간해 2008년 초까지 도서관, 공공기관, 기업 등에 기증하는 책 기증 사업을 벌여왔다. 《그 삶이 신비롭다》, 《내 사랑 녹색세상》, 《국립공원기행》, 《들에는 꽃 내 가슴에는 시》등 8년 동안 출간한 이 책들은 모두 판매용이 아닌 기증용이었다.

“앞으로 중요한 것이 자원인데, 한국인들은 우리의 자원을 너무 등한시해요. 그래서 이러한 책들을 통해 우리 것을 알게 하고 싶었습니다.” 김재황 교우는 말한다. 그가 쓴 국립공원기행은 한국의 국립공원을 직접 가보고, 정형시로 기행문을 써낸 것으로 한국의 국립공원만 다룬 책으로는 유일무이하다.

은퇴 후 보통 허송세월을 보내기 마련인데, 친구끼리 투합해서 이렇게 일할 수 있다는 것을 다른 교우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었다고 두 사람은 말한다. 하지만 예순의 나이에 이렇게 제 2의 인생을,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김근도 교우는 물리적인 나이 때문에 고민하기도 했고, 김재황 교우는 문학을 하기 위해 이혼을 각오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할 수 있는 이유는 ‘꿈’이 있기 때문이다. “제 나이에 사업을 시작했다고 하면 모두들 놀랍니다. 하지만 전 목표가 있고, 꿈이 있기 때문에 사는 날까지 꿈을 향해 계속 노력하고 싶습니다.” 김근도 교우는 말한다.

좋은 친구를 만나고, 친구의 의로움을 배우고, 평생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곳이 고대라고 두 사람은 입을 모아 말한다.

“고대에서 인연의 폭을 넓혀 더 성장할 수 있었고, 지금까지 잘 살아올 수 있었던 것도 모두 고대에서 얻은 인연 덕분이죠.” 타 대학과 달리 유별나게 선후배 관계가 끈끈한 것에 대해 세간에서는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으나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이번에 《숫시인 싯다르타》를 출간한 김재황 교우는 싯다르타의 말을 인용하여 “훌륭한 친구는 인생의 전부”라고 이야기한다.

이제까지 자연에 대해 노래한 책들을 펴낸 두 사람은 인류의 정신적 스승인 4대 성인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기획시리즈를 계획하고 있다. 신화화되기 이전의 성인들의 모습, 잘 드러나지 않았던 인간적인 면을 조명해 오늘날의 삶에 비춰 생각해보자는 뜻이다. 그리고 도서출판 상정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낸 첫 작품이 《숫시인 싯다르타》이다.

이 책은 싯다르타의 전기에 김재황 교우가 시를 덧붙인 독특한 형식의 글이다.

“몸은 늙어도 마음은 늙지 않아요” 70세를 바라보는 나이에도 이렇게 활발하게 일을 하면서 젊음을 유지하고 있는 비결에 대해 묻자 돌아온 대답이다. 항상 젊게 생각하고 젊음을 유지하고자 한다면 그렇게 된다는 것이다. 다른 교우들도 ‘늙었다’는 생각을 버리고 활력을 되찾고 일을 하기를, 그리고 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일을 하기를 바란다는 두 교우, 그들은 사회와 모교를 위해 헌신하고 봉사할 줄 아는 진정한 고대인들이었다.
<장효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