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읍성에서
김 재 황
말발굽 바람소리 막고 있는 성곽 아래
소나무 긴 그림자들 지난 역사 되새기고
맹종죽 우거진 숲에 선비 숨결 머문다.
문과 문 늘어서서 팔을 서로 얹어 끼고
옥 하나 바로 앉아 새파란 뜻 세우는데
객사의 대청마루로 꿈이 와서 잠든다.
해마다 잇고 있는, 혼이 깃든 답성놀이
판소리며 농악이며 날개 달고 펄럭일 때
척화비 그 앞에 서서 내 앞길을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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