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라면 마땅히 늘 시심속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 녹시
시인이라면 언제 어느 곳에서나 늘 시심 속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 어쩌다가 시심에 닿아서 아무리 그럴 듯한 시를 창작했다고 하더라도, 나는 그런 사람을 시인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그러나 늘 시심속에 머무는 일은 말처럼 그리 쉽지 않다. 참으로 어렵고도 어려운 일이다.
나는 이 시심을 공자가 말한 '어짊'(仁)이라고 본다. 공자는 제자들에게 항상 이 '어짊'(仁)에 대하여 강조하였고, 어짊에 머무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강조하곤 했다. 그래서 공자는 자기가 가장 아끼는 '안연'이라는 제자를 칭찬할 때, '회(안연)는 그 마음이 석 달을 지나도 어짊에 어긋나지 않았는데 다른 사람들은 하루에 한 번이나 한 달에 한 번 어짊에 이르고 말더라.'라고 말했다. 공자의 이보다 더 큰 칭찬은 없다.
그렇기에 시인이라면 마땅히 늘 시심 속에 머물러 있으려고 노력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아무리 이 일이 어렵다고 하더라도 이 끈을 놓치면 한 순간에 벼랑 아래로 굴러 떨어지고 만다. 모름지기 시인은 시인다워야 하는데, 그 비결이 여기에 있다. 시심은 한눈 팔면 날아가 버린다. 잠을 자면서도 방심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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