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감자 심포니

시조시인 2012. 11. 5.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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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서른 아홉, 삶의 턱주가리에 선빵을 날리다.

진한 : “뱀대가리, 너 완전히 간땡이가 부었구나?”
백이 : “니가 나랑 일대일로 쳐서 이겨본 적이 있나? 어? 꽁지 빼지 말고 덤벼!”


형과 부모를 사고로 잃은 후 몇 년간 자취를 감췄던 전설적인 주먹 백이가 어린 딸과 함께 고향에 돌아온다. 지역 마피아의 보스이자 고등학교 시절 백이의 주먹 라이벌이었던 진한(유오성 분)은 자신을 퇴학시켰던 학교에 장학금을 기증함으로써 전국적인 유명인사가 되어있다. 학생시절 백이와 함께 주먹 좀 쓰며 돌아다니던 친구들은 사라졌던 친구의 귀향을 온 맘으로 반기지만 이들의 만남이 깊어질수록 자신들의 청춘을 가위 눌렀던 공통의 기억들이 신음처럼 터져나온다.

인생이 만져지는 삶의 교향악

[ WHAT IS? ]

<감자심포니> 타이틀이 궁금하다!


이 영화는 교향악(심포니) 형식을 따라 구성되었다. 주욱 이어지는 단일한 이야기지만 악장이 바뀜에 따라 달라지는 독특한 템포와 분위기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예를 들어 아다지오라는 음악기호가 붙은 2악장에서는 전형적인 비극의 리듬과 분위기를, 스케르쪼라는 지시기호가 붙어있는 3악장에서는 전형적인 코미디의 리듬과 분위기를 보여준다. 장르적으로도 액션, 느와르, 코미디,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들의 전통들이 섞여있는 독특한 조합을 보여준다. 끝없이 관객들의 예상을 벗어 나가며 웃음을 기대했던 곳에서 심각한 갈등을, 갈등의 무서운 결과를 기대했던 곳에서 소탈한 웃음과 가벼움을 보여주며 자유롭게 흘러나간다. 이 영화의 공간적 배경은 카지노 마을이 있는 강원도의 폐광촌이고 주요 인물들은 모두 강원도 토박이들이다. 감자는 이 강원도를 상징하는 애칭으로 쓰였다.




[ PROLOGUE ]

이 영화는 다양한 장르의 외피를 걸치고 있는 성장영화다. 39살, 슬픈 나이. 지방도시에서 성장해 지방도시에서 아저씨로 늙어가고 있는 한 무리의 고등학교 친구들이 세상의 자극에 반응하고 자신들의 콤플렉스와 정면으로 대결하는 이야기다.

화가의 꿈을 버린 채 매일매일을 술로 버티는 절벽, 엄마의 이민 계획이 못마땅한 코미디 중독의 이노끼, 가출한 아내에 대한 분노를 말없이 낚시로 달래는 혁이, 그리고 종적을 감춘 채 고향을 떠났다 몇 년 만에 귀향하는 전설적인 주먹 백이, 백이가 사랑에 빠지는 진이, 사랑에 마음을 닫고 자신의 길을 가는 진이, 그리고 지역 마피아 두목 진한의 위기와 망설임 그리고 결단.
톨스토이의 소설 제목처럼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질문이 영화의 전편을 관통하며 강렬한 드라마와 감정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어쩌면 바로 이 질문이 갖는 진솔함과 진정성이 이 영화의 모든 인물들에게 관객들이 그토록 크게 공감하고 애착을 느끼는 이유인지도 모른다. 이 영화의 주인공들처럼 우리 역시 이러한 대답하기 위해 격렬하게 저항하고 싸우고 자책하며 인생의 하루나 한 시기가 아닌 전 인생을 통째로 바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제대로 대답하지 못한다면 영원히 그 앞에서 질풍노도의 청년처럼 방황하며 서있을 수 밖에 없을 지도 모르는 바로 그 질문.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


이 영화는 주먹 이야기이면서도 훈훈함이 깃들어 있다. 야비하지 않고 인간적이다. 그래서 재미가 있다. 한 번 동창이면 끝까지 동창이다. 평점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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