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대하여
김 재 황
달 밝은 밤
복순이는 툇마루에 홀로 앉아서
답답한 가슴을 안고
“사랑-.”
하늘에 대고 크게 소리쳤습니다.
그 한숨 실린 말 한 마디가
멀고 먼 하늘 저 편으로 날아가서
“이 바보 같은 놈아-.”라고
어느 여인의 가슴에 닿았습니다.
왜 ‘사랑’이란 말이
연인들 사이에서만 오가는 것인지
숫기 없는 복돌이는
까맣게 모르고 있었습니다.
지금도 사내란 사내들은
여인 앞에서 왜
그리 좋던 입담마저 마냥 수그러드는지,
말문이 꽉 막혀 버리는지
그저 깜깜하기만 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