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이별

시조시인 2014. 11. 17. 04:12

 

어제는 '꽃보다 누나'의 김자옥이 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애도의 시 한 편 보냅니다.

 

 

가을 이별

 

김 재 황

 

 

꽃이 늘 활짝 웃기를 바라듯이

달도 언제나 환하게 떠 있기를 원했는데

찬바람 한 차례 불고 나더니,

추적추적 가을비가 땅을 적시고 가더니

꽃도 달도 소식이 끊겨 버렸다.

오로지 가슴에만 담아 두고

이제껏 내보이지 못한 풍선 한 아름

봄이 오면 비릿한 봄바람에

달처럼 부푼 꿈으로 날려 보내려고 했건만

마음먹으면 으레 늦는 것인가

문을 두드리면 그땐 이미 떠난 것인가

들판으로 나가니 꽃은 시들고,

아픈 기별만 마른 깃발을 흔들고-

눈시울 훔치며 고개를 드니

붉게, 달이 떠난 자리가 물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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