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꽃보다 누나'의 김자옥이 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애도의 시 한 편 보냅니다.
가을 이별
김 재 황
꽃이 늘 활짝 웃기를 바라듯이
달도 언제나 환하게 떠 있기를 원했는데
찬바람 한 차례 불고 나더니,
추적추적 가을비가 땅을 적시고 가더니
꽃도 달도 소식이 끊겨 버렸다.
오로지 가슴에만 담아 두고
이제껏 내보이지 못한 풍선 한 아름
봄이 오면 비릿한 봄바람에
달처럼 부푼 꿈으로 날려 보내려고 했건만
마음먹으면 으레 늦는 것인가
문을 두드리면 그땐 이미 떠난 것인가
들판으로 나가니 꽃은 시들고,
아픈 기별만 마른 깃발을 흔들고-
눈시울 훔치며 고개를 드니
붉게, 달이 떠난 자리가 물들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