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슬퍼진다

시조시인 2013. 3. 30. 09:39

 

*이탈리아 로마 숲 속

 

 

나는 슬퍼진다

 

김 재 황

 

 

 

물이 흐르듯 이어지는

사라 장의 타이스 명상곡

나는 왜

이 바이올린 연주를 들으며

슬픔에 잠기는가.

 

어렸을 때

한 마리의 산토끼처럼 숲 속을

뛰어다니던 일,

허기진 가슴 하나로

일에 매달려 살았던 젊은 시절

 

사라 장은 웃으며

바이올린을 켜고 있지만

나는 왜 자꾸만

자작나무 우거진 오솔길에서

슬픈 가난을 되씹는가.

 

연주가 멋지게 모두 끝나고

사라 장은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고 서 있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숲 속 시린 냇가를 떠나지 못하고,

뜨겁게 눈시울이 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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