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알지 못한다
김 재 황
참 이상한 일이다.
나는 1989년에 첫 시집으로
'거울 속의 천사'를 펴냈는데
김춘수 시인은 2001년에
마지막 시집으로 '거울 속의 천사'를 펴냈다.
나는 김춘수 시인을
먼 발치로는 여러 번 보았으나
단둘이 만난 적은 없고
김춘수 시인의 시집과 수필집을 읽고
무작정 좋아하기 시작해서
1998년에야 김춘수 시인에게
'금마타리'라는 들꽃을 선물한 게 전부인데
내가 처음으로 떠올린 시집 제목을
12년이나 지난 다음에
김춘수 시인은 왜 마지막 시집 제목으로 내놓았을까.
거울 속에서 나는 나를 만나려고 했으며
김춘수 시인은 떠난 아내를 다시 만났지만
참으로 알 수 없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