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의 작은 숲에서 나무들의 가을 축제가 한창이다.
가을 축제
김 재 황
떠난 임처럼 오솔길은 밀려가고
남아 있는 속삭임으로 마른 잎은 뜨는데
발걸음 내딛지 못하는 마음
강물처럼 흘러서 골짜기를 채운다.
그리움이란 젖어드는 것인가
기억을 적시고, 그때 그 사랑을 적시고,
붉게 물든 상처마저 적셔 버리고
이제 영영 만날 수 없는 꿈나라로 흐르는가.
모든 것 비우고 잠길 수 있는
양지쪽 어린 바람 아래 멎고 싶다
흰 머리칼 감기도록 가을 속에 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