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녀 스케치
김 재 황
물결이 치는 곳에 묵정밭은 열려 있고
봉돌을 두른 만큼 보라성게 줍고 나면
참았던 숨결 소리로 하늘 밖도 쓸린다.
산호 숲 사이에서 물고기는 춤을 빚고
오리발 놀린 터에 바다거북 내미는 손
쑤시던 두 무릎까지 씻은 듯이 낫는다.
나이야 팔순 고개 어느 틈에 넘겼어도
물질한 깊이 따라 가사리 꿈 펼치는데
끝끝내 쪽빛 그 길이 동그랗게 보인다.
(202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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