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 아니 '멍쯔' 이야기

18. 눈동자는 악한 마음을 감추지 못한다(글: 녹시 김 재 황)

시조시인 2022. 4. 4. 18:21

18, 눈동자는 악한 마음을 감추지 못한다 



 기원전 312년, 맹자는 61살이 되었습니다. 맹자는 7년 동안이나 머물던 제(齊) 나라를 떠나서 송(宋) 나라를 지나가게 되었지요. 그리고 송 나라에서 ‘송경’(宋徑)과 만나게 됨으로써 그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 후, 맹자는 송(宋) 나라에서 설(薛) 나라, 즉 임(任) 나라로 갔답니다. 
 맹자는 함께 길을 가는 제자들에게 말했습니다.
 “어진 정치를 하면 번영하고, 어진 정치를 하지 못하면 굴욕을 당한다. 지금 굴욕당하기를 싫어하면서 어진 정치를 하지 않는 채로 있는 것은, 마치 습기를 싫어하면서도 낮은 곳에 머무는 것과 같다. 만약에 굴욕당하기를 싫어한다면, 덕이 있는 이를 높이고 선비를 존중하는 게 가장 낫다. 그래서 현명한 자는 벼슬자리에 있게 되고, 유능한 사람이 그에 맞는 직책을 맡게 되어야 나라가 한가하게 된다. 그렇게 된 다음에 정치와 형벌을 밝힌다면, 아무리 큰 나라라도 반드시 그 나라를 두려워할 게다.”

 [孟子曰 ‘仁則榮, 不仁則辱. 今惡辱而居不仁 是猶惡濕而居下也. 如惡之 莫如貴德而尊士. 賢者在位, 能者在職, 國家閒暇, 及是時 明其政刑 雖大國必畏之矣.’(맹자왈 ’인즉영, 불인즉욕. 금오욕이거불인 시유오습이거하야. 여오지 막여귀덕이존사. 현자재위, 능자재직, 국가한가, 급시시 명기정형 수대국필외지의.‘) 3-4]

 다시 맹자는 따라오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랫자리에 있는 사람은 윗자리에 있는 사람에게 신임을 얻지 못하면, 백성들을 다스릴 수가 없다. 윗사람에게 신임을 얻는 방법이 있으니, 만약에 벗에게 신임을 얻지 못하면 윗사람에게 신임을 얻지 못한다. 벗에게 신임을 얻는 데에도 방법이 있으니, 만약에 어버이를 섬기면서도 기쁘게 해드리지 못하면 벗에게 신임을 얻지 못한다. 어버이를 기쁘게 해드리는 데에도 방법이 있으니, 자신을 돌이켜보아서 성실하지 못한 점이 있으면 어버이를 기쁘게 해드릴 수가 없다. 자신을 성실하게 하는 데에도 방법이 있으니, 착함을 밝게 알지 못하면 자신을 성실하게 할 수 없다. 이런 까닭에 ‘성실’은 하늘이 내려주는 도리이고, 성실해지려고 생각하는 것은 사람이 지켜야 할 도리이다. 지극히 성실하게 했는데도 남을 감동시키지 못하는 일이 지금껏 없었다. 성실하지 않으면 아무도 감동시키지 못한다.”

 [孟子曰 ‘居下位而不獲於上 民不可得而治也. 獲於上有道, 不信於友, 弗獲於上矣. 信於友有道, 事親不悅, 弗信於友矣. 悅親有道, 反身不誠, 不悅於親矣. 誠身有道 不明乎善 不誠其身矣. 是故誠者 天之道也, 思誠者 人之道也. 至誠而不動者 未之有也. 不誠, 未有能動者也.’(맹자왈 ‘ 거하위이불획어상 민불가득이치야. 획어상유도, 불신어우, 불획어상의. 신어우유도, 사친불열, 불신어우의. 열친유도, 반신불성, 불열어친의. 성신유도 불명호선 불성기신의. 시고성자 천지도야, 사성자 인지도야. 지성이부동자 미지유야. 불성, 미유능동자야.’) 7-12]

 그리고 이런 이야기도 제자들에게 들려주었지요.
 “사람에게 갖추어져 있는 것 가운데 눈보다 착한 게 없다. 눈동자는 자기 마음속의 악한 마음을 감추지 못한다. 마음속이 바르면 눈동자가 맑고 마음속이 바르지 못하면 눈동자가 흐리다. 어느 사람의 말을 듣고 나서 그의 눈동자를 살펴본다면, 그 사람이 어찌 자기 마음을 감출 수 있겠느냐?

 [孟子曰 ‘存乎人者, 莫良於眸子, 眸子不能掩其惡. 胸中正, 則眸子瞭焉. 胸中不正, 則眸子眊焉. 聽其言也, 觀其眸子, 人焉廋哉?’(맹자왈 ‘존호인자, 막량어모자, 모자불능엄기악. 흉중정, 즉모자료언. 흉중부정, 즉모자모언 청기언야, 관기모자, 인언수재?’) 7-15] 

 기원전 311년, 맹자는 설(薛) 나라에서 노(魯) 나라로 갔습니다. 이 당시에 노 나라에는 평공(平公, 재위, 기원전 314년~ 기원전 296년)이 임금의 자리에 있었습니다.
 노 나라 평공이 외출하려고 했습니다. 그러자 *폐인(嬖人, 또는 寵臣 임금이 총애하는 신하, 남의 비위를 잘 맞추어서 귀염을 받는 사람)인 ‘장창’(臧倉)이 평공에게 물었습니다.
 “예전에 임금님께서 외출하실 때는 반드시 *유사(有司, 그일을 맡아서 하는 사람)에 가시는 곳을 말씀하셨는데, 오늘은 수레에다 이미 말까지 매어 놓고도 유사가 가시는 곳을 모르고 있습니다. 어디로 가려고 하십니까?”
 “맹자를 만나려고 한다.”
 “무슨 말씀입니까? 임금님께서 자신을 가볍게 여기시고 필부를 먼저 찾아가시다니, 그를 어질다고 여기시기 때문입니까? 예의는 어진 이로부터 나오는 법입니다. 그런데 맹자는 ‘뒤에 죽은 어머니 장례’를 ‘먼저 죽은 아버지 장례’보다 훌륭하게 치른 사실을 임금님께선 모르십니까? 임금님께선 만나 보실 필요가 없으십니다.”
 “네 말대로 하겠다.”
 그 후에, 맹자의 제자인 악정자(樂正子)가 평공(平公)에게 가서 말했습니다.
 “임금님께선 왜 맹자를 만나지 않으십니까?”
 “어떤 사람이 과인에게 말하길 ‘맹자가 나중의 어머니 상례를 앞서 아버지 상례보다 잘 치렀다.’라고 하기에 찾아가지 않은 것이오.”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먼젓번에는 선비의 예로써 아버지의 장례를 지내고, 나중에는 대부의 예로써 어머니의 장례를 지낸 겁니다. 앞서는 세 솥의 제물을 마련하고 나중에는 다섯 솥의 제물을 마련한 것 때문에 그러십니까?”

 [魯平公將出, 嬖人臧倉者請曰 ‘他日君出, 則必命有司所之, 今乘輿已駕矣, 有司未知所之. 敢請.’ 公曰 ‘將見孟子’ 曰 ‘何哉? 君所爲輕身以先於匹夫者, 以爲賢乎? 禮義由賢者出, 而孟子之後喪踰前喪 君無見焉.’ 公曰 ‘諾’ 樂正子入見曰 ‘君奚爲不見孟軻也?’ 曰 ‘或告寡人曰 <孟子之後喪踰前喪.> 是以不往見也.’ 曰 ‘何哉? 君所謂踰者, 前以士, 後以大夫, 前以三鼎而後以五鼎與?’(노평공장출, 폐인장창자청왈 ‘타일군출, 즉필명유사소지, 금승여이가의, 유사미지소지. 감청.’ 공왈 ‘장견맹자’ 왈 ‘하재? 군소위경신이선어필부자, 이위현호? 예의유현자출, 이맹자지후상유전상, 군무견언.’ 공왈 ‘낙’ 악정자입현왈 ‘군해위불견맹가야?’ 왈 ‘혹고과인왈 <맹자지후상유전상.> 시이불왕견야.’ 왈 ‘하재? 군소위유자, 전이사, 후이대부, 전이삼정이후이오정여?’) 2-16]

 여기에서 잠깐, 앞에서 맹자의 아버지 이름은 ‘맹격’(孟激)이고 맹자가 아주 어렸을 적에 송(宋) 나라로 유학 갔다가 3년 후에 객지에서 죽고 말았다는 말을 전했지요. 그러므로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을 때는, 맹자가 아주 어렸으므로 아무 일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맹자 아버지인 ‘맹격’(孟激)이 선비였기에 그에 따른 선비의 예로써 장례를 치렀습니다. 그러나 맹자의 어머니는, 맹자가 대부와 같은 ‘객경’(客卿)이라는 높은 벼슬자리에 있을 때 세상을 떠났으므로 대부의 예로써 장례를 치렀습니다. 그러면 평공(平公)의 말을 들어보지요.
 “아니요. 관(棺)과 곽(槨)을 비롯하여 *의금(衣衾, 시체에 입히고 덮어 주는 옷과 이불)의 화려함을 말하는 것이오.” 
 “그것도 지나치진 않습니다. 빈부(貧富)의 정도가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그 일이 있고 바로, 악정자(樂正子)가 맹자를 찾아뵙고 말했습니다.
 “제가 임금님께 말씀드려서 오늘 임금님께서 만나러 오시기로 했었는데, 폐인 ‘장창’이 임금님을 막았습니다. 그래서 임금님께서 오시지 못했습니다.”
 “가게 되려면 가게 해주는 사람도 있고, 멈추게 되려면 막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가고 멈추는 것이 사람의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다. 내가 노 나라 임금을 만나지 못한 것은 하늘의 뜻이다. 장씨의 아들이 어찌 나를 만나지 못하게 할 수 있겠느냐?”

 [曰 ‘否, 謂棺槨衣衾之美也.’ 曰 ‘非所謂踰也, 貧富不同也.’ 樂正子見孟子曰 ‘克告於君, 君爲來見也, 嬖人有臧倉者沮君, 君是以不果來也.’ 曰 ‘行或使之, 止或尼之, 行止, 非人所能也. 吾之不遇魯侯, 天也. 臧氏之子, 焉能使予不遇哉?’(왈 ‘부, 위관곽의금지미야.’ 왈 ‘비소위유야, 빈부부동야.’ 악정자견맹자왈 ‘극고어군, 군위래견야, 폐인유장창자저군, 군시이불과래야.’ 왈 ‘행혹사지, 지혹니지, 행지, 비인소능야. 오지불우노후, 천야. 장씨지자, 언능사여불우재?) 2-16]

 이로 미루어서 맹자는 ‘하늘의 뜻’을 아주 중요하게 여겼던 듯싶습니다. 공자도 나이가 50살이 되었을 때 ‘하늘이 이르는 바를 알았다.’라고 말하였지요. 그러니 맹자는 공자의 생각을 그대로 이어받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옛사람도 ‘성현이 나오고 들어앉고 하는 것은 때의 운수가 성하고 쇠하는 데에 관련된 것이니, 하늘의 뜻에 달린 바요 사람의 힘이 미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그 시기에, 노(魯) 나라에는 ‘추호’(秋胡)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답니다. ‘추호’는 결혼한 지 3일 만에 다른 나라로 일자리를 찾아 나섰습니다. 결국에는 진(陳) 나라에 가서 벼슬자리를 얻게 됨으로써 5년 동안 그곳에서 지냈습니다. 그리고 열심히 돈을 모아서 좋은 옷을 입고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그는 고향으로 돌아오는 길에 뽕나무밭에서 뽕잎을 따고 있는 한 여인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여인은 ‘추호’의 눈에 참으로 아름답게 보였습니다. 아무래도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설레는 마음’이 눈까지도 설레게 했던 모양입니다. 아무튼 ‘추호’는 그 여인의 미모에 마음을 온통 빼앗기게 되었습니다. 
 그는 두근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그 여인에게로 다가가서 말했습니다. 
 “농사에 힘쓰는 것은 풍년을 만나는 것만 못하고, 잠농(蠶農, 누에를 치는 것)을 열심히 하는 것보다 나라의 벼슬아치를 만나는 것이 더 낫소. 지금 나는 황금을 많이 갖고 있소. 나는 당신을 내 아내로 맞이하고 싶소.”

 [‘力田不如逢豊年, 力桑不如見國卿. 今吾有金, 願以與夫人.’(‘역전불여봉풍년, 역상불여견국경. 금오유금, 원이여부인.’)- 故事]

 그러자, 아름다운 모습의 젊은 부인은 그 고운 입을 열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집안 식구들의 옷과 음식을 마련하기 위해 베를 짜야 하고 양친과 남편을 봉양해야 하니, 당신의 황금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紡績織紝以供衣食, 奉二親養夫子已矣, 不願人之金(방적직임이공의식, 봉이친양부자이의, 불원인지금) -故事]

 ‘추호’는 남의 기분을 잘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눈치가 없었습니다. 그는 어찌할 바를 몰랐습니다. ‘추호’는 계속 수다를 떨며 한편으로는 황금 1일(鎰)을 꺼내어서 젊은 여인 앞에 놓았습니다. 황금 1일(鎰)이 얼마나 되는지는, 앞에서 이야기하여 이제 알지요? 그렇습니다. 무게로는 24냥쭝(兩-)입니다. 아주 큰 재물입니다. ‘추호’는 이 정도의 황금이면 젊은 여인의 마음을 움직이게 할 수 있으리라고 여겼습니다. 
 그런데 여인은 낯빛을 붉히며 큰 소리로 말했습니다.
 “나의 남편은 타국에 벼슬살이하러 가서 아직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저는 조용한 규방에서 홀로 5년 동안 지냈습니다. 오늘처럼 모욕당하기는 처음입니다.”

 [妾有夫遊宦不返. 幽閨獨處 五年於玆. 未有被辱如今日也(첩유부유환불반. 유규독처 오년어자..미유피욕여금일야) -故事]

 젊은 여인은 말을 끝내고 즉시 뒤로 돌아서서 더 이상 ‘추호’를 거들떠보지 않고 뽕잎을 계속 땄지요. ‘추호’는 아무런 말도 못 하고 부끄러움에 황금 1일(鎰)을 그대로 둔 채로 옛집으로 터벅터벅 돌아왔습니다. 집에 돌아오니, 마당에서 일하고 있던 어머니가 급히 달려 나와서 아들 ‘추호’를 얼싸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리고 어머니는, 5년 동안이나 남편과 떨어져서 홀로 살아온 며느리를 불렀습니다. 얼굴을 마주 바라보는 순간, 두 사람은 깜짝 놀랐습니다. 그 부인이야말로, 조금 전에 ‘추호’가 수작을 부렸던 바로 그 여인이었기 때문이었지요.
 그 부인이 눈물을 흘리며 말했습니다.
 “자기 어머니를 잊고 딴 여자의 아름다움에 반하여 황금을 버리는 것은 불효 중 가장 큰 불효입니다. 우리 헤어집시다.”

 [見色棄金而忘其母. 任君別聚(견색기금이 망기모. 임군별취) -故事]

 그리고 그 부인은 그녀의 깨끗한 본마음을 보여주는 시 한 수를 읊었습니다. 그 시의 뜻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낭군은 이 천한 계집이 얼음같이 맑고 깨끗하며 야박하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이 소첩은 낭군이 저에게 주는 황금을 받지 않았습니다. 만일 우연히 말이 서로 통했더라면 반평생을 외로운 등불을 밝히고 밤을 지새웠다는 것을 누가 믿어 주겠소?’ 

 [郎思葉薄妾冰淸 郎與黃金妾不應 若使偶然通一語 半生誰信守孤燈?(낭사엽박첩빙청 낭여황금첩불응 약사우연통일어 반생수신수고등?) -故事]

 그 후, 그녀는 몹쓸 남자에게 잘못 시집갔다고 여기고 5년 동안 독수공방하였습니다. 그녀는 고통이 가라앉은 다음, 이전의 고통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보다가 ‘기수’(沂水)라는 강에 몸을 던지고 말았답니다. ‘기수’(沂水)는 현재 산동성의 ‘기원’(沂源)과 ‘기수’(沂水)와 ‘기남’(沂南)과 ‘임기’(臨沂)를 지나서 강소성(江蘇省)으로 흘러 들어가는 강물이라고 합니다. 이 ‘추호’의 옛이야기는 ‘열녀전’(烈女傳) 외에도 ‘서경잡기’(西京雜記)와 ‘악부고제요해’(樂府古題要解)와 ‘정사’(情史) 등에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다고 합니다. 여기에는 ‘열녀전’에 담긴 내용을 발췌했지요.

  눈을 가리켜서 ‘마음의 창’이라고 합니다. 그 눈을 통해서 그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눈이 맑으면 그 사람의 마음도 맑다고 말합니다. 자세히 보십시오.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그 눈을 이리 저리로 굴립니다. 제대로 상대방을 쳐다보지도 못합니다. 마음의 불안함을 나타내는 모습입니다. 눈이 착하기로는 ‘소의 눈’을 따를 게 없습니다. 그 마음이 착하니, 그 눈이 그리 착하게 보입니다.

 못 삭힌 울화통이 우황으로 크는 걸까
 코뚜레가 끄는 대로 이끌려온 슬픈 생애
 큰 눈을 끔벅일 때면 하늘 끝도 젖어든다.

 우직한 그 심성을 멍에처럼 목에 걸고
 매달리는 고달픔도 달구지에 얹어 보면
 발자국 찍힌 그만큼 이지러진 달이 뜬다.

 잠든 밭 깨우려고 날 선 쟁기 끌었으리.
 기세 좋은 더위마저 힘껏 갈아 넘긴 뚝심
 지난날 되새기는 듯 누운 산을 바라본다.
                  -졸시 ‘황소의 눈’ 전문

 얼굴도 얼굴이지만, 특히 눈이 맑은 사람을 아름답다고 말합니다. 웃을 때는 더욱 눈이 아름다워집니다. 그렇기에 눈짓 하나로도 서로 마음이 통할 수 있습니다. 시경(詩經)을 보면 ‘석인’(碩人)이라는 시(詩)에 ‘미목반혜’(美目盼兮)라는 말이 나옵니다. 이 말은, ‘예쁜 눈에 검은 눈동자와 흰자위가 분명하게 구분되는 것’을 나타냅니다. 말하자면, ‘아름다운 눈은 초롱초롱하다.’라는 뜻입니다. 그 먼 옛날에도 이처럼 아름다운 눈이 칭송되었습니다. 눈은 결코, 눈 자체를 아무리 아름답게 꾸민다고 해도 아름다워지지 않습니다. 마음을 아름답게 지녀야만 비로소 눈이 아름다워집니다.(글: 김 재 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