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 녹색 세상] 편
쏘가리
김 재 황
황갈색 몸뚱이에 검은 반점 새겨 넣고
험상궂은 표정으로 다가서는 그림자들
그 큰 입 더 긴 아래턱 심술마저 내보인다.
훤히 바닥이 비치는 자갈밭의 맑은 물속
먹이를 잡을 때는 표범처럼 날래지만
보통은 바위 밑에서 느긋하게 쉬고 있다.
생김새 그러해도 암수 금실 아주 좋아
일평생 함께 살며 새끼들을 길러 낸다
복사꽃 피어날 때면 비늘 더욱 반짝이고.
(2002년)
(시작 노트)
쏘가리는 농어과에 딸린 민물고기이다. 보기에 입이 크고 아래턱이 좀 길다. 그래서 험상궂게 보인다. 게다가 온몸에 얼룩무늬를 지니고 있다. 좀더 자세히 살피면, 몸빛은 검은 빛을 띤 누른빛이고 머리와 등에는 자줏빛과 잿빛의 무늬가 많아서 고운 느낌도 든다.
알은 5월부터 7월까지 낳는다. 대개는 암수가 함께 사는 금실 좋은 물고기이다. 그러나 자기가 사는 구역에 다른 물고기가 들어오면 금방 달려가서 사정없이 쫓아 버린다. 육식성이다. 다른 새끼 물고기와 새우 및 유충들을 잡아먹는다. 먹이를 잡을 때는 맹수처럼 민첩하다. 그 때문에 ‘강물의 표범’이라는 악명을 얻은 듯하다.
쏘가리도 별칭이 많다. ‘궐어’(鱖魚), ‘금린어’(錦鱗魚), ‘수돈’(水豚) 등이 모두 이 물고기의 이름이다. 쏘가리는 두 종류가 있다. 즉, 쏘가리와 황쏘가리가 있는데, 황쏘가리는 쏘가리와 같은 종이다. 생김새와 생활사가 다르지 않다. 다만, 그 몸이 황금 색깔인 것만 다를 뿐이다. 피부 속에 보통 쏘가리와 같은 흑갈색 무늬가 감추어져 있다. 황쏘가리는 한강의 수계에서만 볼 수 있는 희귀종이다. 그렇기에 1967년 7월 11일에 천연기념물 제190호로 지정하여 보호해 오고 있다.
쏘가리는 한강을 중심으로 남쪽은 낙동강까지, 그리고 서쪽은 압록강까지 서남해로 흘러드는 하천에 서식한다. 중국에서도 볼 수 있지만, 일본에서는 만날 수 없다. (2002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