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고시조 감상

구버난 千尋綠水/ 신 지

시조시인 2024. 5. 14. 05:49

310. 구버난 千尋綠水/ 신 지

 

[원본]

 

구버난 千尋綠水 앙대하니 萬尺丹崖

丹崖紅花發이오 綠水白鷗飛

紅花發 白鷗飛하니 閒興계워 하노라.

 

 

 

[역본]

 

굽어보면 깊푸른 물, 위로 보면 높은 언덕

긴 벼랑에 핀 붉은 꽃 푸른 물에 흰 갈매기

저마다 제 빛 보이니 한가롭고 즐겁다.

 

 

 

[감상]

 

  신지(申墀 1706~ 1780)는 영조와 정조 때의 문인이다. ()백첨’(伯瞻)이고 호()반구옹’(伴鷗翁)이라고 한다. 여러 차례 과거에 응시했으나 번번이 낙방하고, 말년에 고향으로 내려가서 반구정이라는 정자를 짓고 여생을 보냈다고 전한다. 그의 문집인 반구옹유사’(伴鷗翁遺事)에 시조 14수가 있다. 초장을 본다. ‘구버난굽어보면이고, ‘천심록수천 길이아 되는 깊고 푸른 물이다. 그리고 앙대올려다본다.’는 뜻이고, ‘만척단애아주 높직한 언덕이라는 말이다. 물론, ‘단애붉은 벼랑이라고도 풀이한다. 그러나 붉다.’는 말이 굳이 사용할 필요는 없을 성싶다. 왜냐하면 홍화발이라는 말이 계속 등장하기 때문이다. 중장으로 간다. ‘단애는 새롭게 긴 벼랑이라고 했다. ‘홍화발붉은 꽃 피고라는 말이고, 녹수는 푸른 물이며, ‘백구비흰 갈매기 난다.’라는 뜻이다. 종장으로 간다. 중장에 나온 말은 과감히 바꾸었다. ‘한흥한가롭고 즐겁다.’의 뜻이다(시조시인 김 재 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