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0. 구버난 千尋綠水/ 신 지
[원본]
구버난 千尋綠水 앙대하니 萬尺丹崖
丹崖에 紅花發이오 綠水에 白鷗飛라
紅花發 白鷗飛하니 閒興계워 하노라.
[역본]
굽어보면 깊푸른 물, 위로 보면 높은 언덕
긴 벼랑에 핀 붉은 꽃 푸른 물에 흰 갈매기
저마다 제 빛 보이니 한가롭고 즐겁다.
[감상]
신지(申墀 1706~ 1780)는 영조와 정조 때의 문인이다. 자(字)는 ‘백첨’(伯瞻)이고 호(號)는 ‘반구옹’(伴鷗翁)이라고 한다. 여러 차례 과거에 응시했으나 번번이 낙방하고, 말년에 고향으로 내려가서 ‘반구정’이라는 정자를 짓고 여생을 보냈다고 전한다. 그의 문집인 ‘반구옹유사’(伴鷗翁遺事)에 시조 14수가 있다. 초장을 본다. ‘구버난’은 ‘굽어보면’이고, ‘천심록수’는 ‘천 길이아 되는 깊고 푸른 물’이다. 그리고 ‘앙대’는 ‘올려다본다.’는 뜻이고, ‘만척단애’는 ‘아주 높직한 언덕’이라는 말이다. 물론, ‘단애’는 ‘붉은 벼랑’이라고도 풀이한다. 그러나 ‘붉다.’는 말이 굳이 사용할 필요는 없을 성싶다. 왜냐하면 ‘홍화발’이라는 말이 계속 등장하기 때문이다. 중장으로 간다. ‘단애’는 새롭게 ‘긴 벼랑’이라고 했다. ‘홍화발’은 ‘붉은 꽃 피고’라는 말이고, 녹수‘는 푸른 물’이며, ‘백구비’는 ‘흰 갈매기 난다.’라는 뜻이다. 종장으로 간다. 중장에 나온 말은 과감히 바꾸었다. ‘한흥’은 ‘한가롭고 즐겁다.’의 뜻이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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