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7. 遠山에 비 거든 後/ 김 우 굉
[원본]
遠山에 비 거든 後 前江이 살진 져긔
一片 苔磯에 낫대을 빗기 들고
몰래라 富春山 釣臺 이러턴동 마던동
[역본]
먼 산에 비 개이고 앞 강물이 불어난 때
이끼낀 돌조각에 낚싯대를 비스듬히
모른다, 부춘산 낚시터 이러한지 아닌지.
[감상]
김우굉(金宇宏1524~ 1590)은 조선 중기의 문인으로 경상북도 성주(星州) 출신이다. 본관은 의성(義城)인데 자(字)는 경부(敬夫)이며 호는 개암(開岩)이다. 중종 37년에 향시 수석 합격하였고, 1566년 별시문과에 급제해 예문관검열이 되었으며, 여러 관직을 거친 뒤에 1578년 사복시정을 거쳐 동부승지 및 대사성 등을 지내고 이듬해 병조참의 및 승지에 이르렀으나, 이수의 옥사로 파직되었으며, 60세 때 홍문관 부제학이 되었고, 1589년 관직에서 물러난 후에 고향인 성주로 돌아갔다.
이는, 개암십이곡 중 ‘조기’(釣磯)이다. 초장을 본다. ‘前江이 살진 져긔’는 ‘전강이 살찐 적에’라는 말인데, ‘앞 강물이 불어난 때’를 말한다. 강물이 불어나면 물고기들이 많이 나타난다. 중장을 본다. ‘일편 태기’는 ‘한 조각의 이끼 낀 물가의 돌’을 이른다. ‘낫대’는 ‘낚싯대’이고, ‘빗기 들고’는 ‘비스듬히 들고’라는 말이다. 종장을 본다. ‘부춘산 조대’는 ‘중국 부춘산에 은거하던 엄지릉의 낚시터’를 말한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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