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에 앉아서/ 김 재 황 [워낭 소리] 편 숲속에 앉아서 김 재 황 안개는 놀러 가고 그늘만이 깔렸는데이따금 뻐꾸기는 울음 끌며 멀어지고살며시 가랑잎 하나, 내 어깨를 짚는다. 깊숙이 숨어들면 세상 밖이 환해지고조그만 벌레까지 남모르게 여는 하품세월도 고여 있는지, 꿈 자락이 젖는다. (2014년) 오늘의 시조 2024.10.14
고향 전통정원/ 김 재 황 [워낭 소리] 편 고양 전통정원 김 재 황 호수는 열린 채로 꿈에 잠겨 눈을 감고시 한 수 외는 듯이 앉아 있는 기와 정자저 아래 작은 개울이 옛이야기 전한다. 하늘이 바로 뵈는 마당 앞의 네모 연못그 가운데 둥근 섬엔 소나무가 굽어 서고시원한 바람 한 자락 더운 세월 식힌다. (2012년) 오늘의 시조 2024.10.13
비는 밖에 내리고/ 김 재 황 [워낭 소리] 편 비는 밖에 내리고 김 재 황 임이야 잠자는 날, 비 내려도 주룩주룩고리버들 가는 가지 쉬고 있던 그 물총새포르르 내를 건너서 머리맡을 서성댄다. 잘박잘박 걸어가면 질경이만 흠뻑 젖고떨리느니 임 숨소리 길게 뻗친 수달 수염빗줄기 곧게 세우며 슬금슬금 다가선다. 빈 갈대숲 그림자는 첨벙첨벙 노니는데어느 사이 그 몸 씻고 입술 핥는 청개구리우르르 천둥이 운다, 내 임 번쩍 눈뜬다. (2015년) 오늘의 시조 2024.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