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갈나무 아래/ 김 재 황 [워낭 소리] 편 신갈나무 아래 김 재 황 머리 안에 들어 있는 여러 일을 모두 잊고품에 잔뜩 안겨 있는 온갖 짐도 풀어 얹고그렇지, 나도 가볍게 나무처럼 머문다. 어린 새가 옆에 오면 바람 소리 함께 듣고풀꽃 하나 웃을 때면 물결 소리 위에 눕고아무렴, 나도 푸르게 나무처럼 꿈꾼다. (2014년) 오늘의 시조 2024.10.16
대학 동문 세 사람이/ 김 재 황 [워낭 소리] 편 대학 동문 세 사람이 김 재 황 오랜만에 만났으니 할 말 어찌 없겠는가,가파르게 난 산길을 숨결 낮게 올라가서참나무 아늑한 숲에 자리 깔고 앉았네. 그냥 얼굴 보더라도 마냥 좋은 친구이니쌀막걸리 한 모금에 그 입담이 안주인데한여름 긴긴 하루가 물 흐르듯 지났네. (2011년) 오늘의 시조 2024.10.15
숲속에 앉아서/ 김 재 황 [워낭 소리] 편 숲속에 앉아서 김 재 황 안개는 놀러 가고 그늘만이 깔렸는데이따금 뻐꾸기는 울음 끌며 멀어지고살며시 가랑잎 하나, 내 어깨를 짚는다. 깊숙이 숨어들면 세상 밖이 환해지고조그만 벌레까지 남모르게 여는 하품세월도 고여 있는지, 꿈 자락이 젖는다. (2014년) 오늘의 시조 2024.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