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오는 길/ 김 재 황 [워낭 소리] 편 첫눈 오는 길 김 재 황 축 처진 어깨에도, 열에 들뜬 이마에도목말라 물을 찾듯, 나비처럼 꽃을 찾듯살포시 손길 얹는다, 숨결 시린 마음 준다. 포근히 눈 내린다, 올해 들어 첫눈 온다,파랗게 젊었을 적, 눈과 함께 만난 그녀어디에 살고 있는지, 하얀 말들 그 길 위로. (2014년) 오늘의 시조 2024.10.18
날마다 나는/ 김 재 황 [워낭 소리] 편 날마다 나는 김 재 황 먼동이 트고 있는 숲에 숨은 길이거나땅거미가 내려앉는 공원 뒤뜰 오르막을몸보다 더욱더 힘껏 마음으로 걷는다. 반듯이 턱을 들고 언덕으로 눈길 주며가슴이야 넓고 깊게 큰 숨결로 가지런히꿈만큼 거칠 것 없는 바람 따라 걷는다. (2014년) 오늘의 시조 2024.10.17
신갈나무 아래/ 김 재 황 [워낭 소리] 편 신갈나무 아래 김 재 황 머리 안에 들어 있는 여러 일을 모두 잊고품에 잔뜩 안겨 있는 온갖 짐도 풀어 얹고그렇지, 나도 가볍게 나무처럼 머문다. 어린 새가 옆에 오면 바람 소리 함께 듣고풀꽃 하나 웃을 때면 물결 소리 위에 눕고아무렴, 나도 푸르게 나무처럼 꿈꾼다. (2014년) 오늘의 시조 2024.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