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소리와 놀다/ 김 재 황 [워낭 소리] 편 물소리와 놀다 김 재 황 (1)비 오니 냇물 따라 복사 꽃잎 동동 뜨고염불 외며 달려 나온 벌거숭이 저 동자승자기가 가물치인 양 물소리를 밟고 논다. (2)주르륵 빗길 내고 절로 솔솔 눈 감기면두루 책장 뒤적이며 온갖 법문 읽는 바람동자승 푸른 꿈결에 때까치를 타고 논다. (2014년) 오늘의 시조 2024.10.21
산문을 나설 때/ 김 재 황 [워낭 소리] 편 산문을 나설 때 김 재 황 송이로 동백꽃은 그냥 뚝뚝 떨어지고햇살이 날아와서 대웅전을 안고 돈다,화들짝 놀란 빛으로 일어서는 일주문. 두 손을 모았으나 화두 훌쩍 날아갔고저무는 처마 끝엔 봄 숨결이 떨리는데끝끝내 범종 소리가 잡고 놓지 않는다. (2014년) 오늘의 시조 2024.10.20
꽃 피우는 마술/ 김 재 황 [워낭 소리] 편 꽃 피우는 마술 김 재 황 잘게 찢은 신문지를 손에 넣고 비비니까작은 종이 조각조각 흰 눈발로 날리다가손 한 번 흔드는 순간, 붉은 꽃이 되었네. 내 눈에는 꽃 아니고 불새처럼 보이는데정녕 아직 살아 있는 가슴 아픈 사연인 듯푸드덕 날개 친 다음, 흰 울음을 쏟았네. (2014년) 오늘의 시조 2024.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