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을 나설 때/ 김 재 황 [워낭 소리] 편 산문을 나설 때 김 재 황 송이로 동백꽃은 그냥 뚝뚝 떨어지고햇살이 날아와서 대웅전을 안고 돈다,화들짝 놀란 빛으로 일어서는 일주문. 두 손을 모았으나 화두 훌쩍 날아갔고저무는 처마 끝엔 봄 숨결이 떨리는데끝끝내 범종 소리가 잡고 놓지 않는다. (2014년) 오늘의 시조 2024.10.20
꽃 피우는 마술/ 김 재 황 [워낭 소리] 편 꽃 피우는 마술 김 재 황 잘게 찢은 신문지를 손에 넣고 비비니까작은 종이 조각조각 흰 눈발로 날리다가손 한 번 흔드는 순간, 붉은 꽃이 되었네. 내 눈에는 꽃 아니고 불새처럼 보이는데정녕 아직 살아 있는 가슴 아픈 사연인 듯푸드덕 날개 친 다음, 흰 울음을 쏟았네. (2014년) 오늘의 시조 2024.10.19
첫눈 오는 길/ 김 재 황 [워낭 소리] 편 첫눈 오는 길 김 재 황 축 처진 어깨에도, 열에 들뜬 이마에도목말라 물을 찾듯, 나비처럼 꽃을 찾듯살포시 손길 얹는다, 숨결 시린 마음 준다. 포근히 눈 내린다, 올해 들어 첫눈 온다,파랗게 젊었을 적, 눈과 함께 만난 그녀어디에 살고 있는지, 하얀 말들 그 길 위로. (2014년) 오늘의 시조 2024.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