씬쿠러, 콩쯔 32

21. 이제는 누가 욕해도 화가 안 난다/ 김 재 황

21 이제는 누가 욕해도 화가 안 난다 노나라 애공(哀公) 3년, 공자는 60세가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공자가 스스로 자기 일생을 구분해서 말한 바로 그 ‘이순’(耳順)의 나이입니다. ‘이순’은 글자 그대로 ‘귀가 순해진다.’라는 뜻입니다. 더 쉽게 이야기해서 ‘아무리 듣기 싫은 말을 들어도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라는 의미입니다. 이는, ‘원만한 감성’을 지녔음을 나타내는 말이기도 하지요. 그해 여름, 노나라에서 ‘환공’과 ‘희공’의 묘에 불이 일어났습니다. 이에 관한 이야기가 ‘공자가어’에 다음과 같이 실려 있습니다. 『공자가 진(陳)나라에 있을 때의 일이었다. 어느 날, ‘사탁’(司鐸)이라는 벼슬을 지닌 관리가 공자에게 와서 말했다. “종묘에 화재가 발생했다고 합니다.” 그 말을 듣고, 공자는 ..

씬쿠러, 콩쯔 2022.01.31

20. 농사에 관한 한, 나는 늙은 농부보다 못하다/ 김 재 황

20 농사에 관한 한, 나는 늙은 농부보다 못하다 공자 집안의 일을 정성스럽게 맡아서 돌본, 공자 제자가 있었답니다. 그 사람은 바로 ‘원헌’입니다. ‘원헌’(原憲)의 자(字)는 ‘자사’(子思)이고, 이름이 ‘헌’이지요. 일명 ‘원사’(原思)라고도 부른답니다. 공자보다 36세가 아래이며, 송(宋)나라 사람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공자가 세상을 떠난 후로는 위(衛)나라로 가서 살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공자가 ‘가신’(家臣)이나 ‘집사’(執事)를 두었다는 말이 믿어지지 않습니다. 공자가 ‘대사구’라는 높은 벼슬자리에 있었다는 이야기도 신빙성이 별로 없다고 앞에서 말했지요? 그런 공자에게 ‘가신’이란 가당치도 않습니다. 이 말의 근원지는 ‘논어’에 있습니다. ‘원사’가 ‘재’(宰)의 일을 보게 되었을 ..

씬쿠러, 콩쯔 2022.01.30

19. 형제가 없음을 근심하지 마라/ 김 재 황

19 형제가 없음을 근심하지 마라 ‘공자’의 제자 중에서 시세 파악에 뛰어난 사람이 있었는데, 그가 바로 ‘자고’입니다. ‘자고’(子羔)라는 사람의 성은 ‘고’(高)이고 이름은 ‘시’(柴)입니다. 그러므로 정식 이름을 부를 때는 ‘고시’라고 해야 옳겠지요. 자(字)가 ‘자고’(子羔)이고, ‘자고’(子高)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공자보다 30세가 아래랍니다. 그런데 ‘공자가어’에는 공자보다 40세가 아래라고 기술되어 있습니다. 제(齊)나라 사람이라고 알려졌지만, 위(衛)나라 사람이라고도 한답니다. 739년인 당나라 때에 ‘공백’(共伯)으로, 그리고 1009년인 송나라 때에 ‘공성후’(共城侯)로 추봉되었습니다. ‘공자가어’ 중의 ‘제자행’에는 ‘자고’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이 기술되어 있습니다. 『제나라 ..

씬쿠러, 콩쯔 2022.01.30

18. 지나침은 미치지 못하는 바와 같다/ 김 재 황

18 지나침은 미치지 못하는 바와 같다 공자의 여러 제자 중에는 ‘부르는 이름’(字)이 ‘자’(子)라는 글자로 시작되는 사람이 아주 많습니다. 즉, ‘자로’와 ‘자공’과 ‘자유’와 ‘자하’와 ‘자천’과 ‘자금’과 ‘자장’과 ‘자고’ 등이 그들입니다. 이미 앞에서 ‘자로’와 ‘자공’과 ‘자유’와 ‘자하’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마쳤습니다. 그러면 그들 중에서 이제부터는 ‘자천’과 ‘자장’과 ‘자금’과 ‘자고’ 등에 관하여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자천’(子賤)은 성이 ‘복’(宓)이고 이름은 ‘불제’(不齊)입니다. 자(字)가 ‘자천’이지요. 공자보다 30세가 아래라고 합니다. 그런가 하면 ‘공자가어’에는 49세가 아래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어느 말이 맞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공자가어’의 ‘제자해’는 ‘자..

씬쿠러, 콩쯔 2022.01.29

17. 닭 잡는 데에 소 잡는 칼을 쓰다/ 김 재 황

17 닭 잡는 데에 소 잡는 칼을 쓰다 공자의 수많은 제자 중에서 ‘문학’(文學)에 뛰어났다고 알려진 사람은 바로 ‘자유’와 ‘자하’입니다. 먼저 ‘자유’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자유’(子游)라는 사람은 성이 ‘언’(言)이고 이름은 ‘언’(偃)입니다. 그리고 ‘자유’는 그의 자(字)이지요. 그래서 ‘언언’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공자보다 45살이 적다고 전합니다. 그러나 ‘공자가어’에는 35살 아래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사람은 예법을 공부했으며, 특히 문학으로 이름을 날렸답니다. 739년인 당나라 때에 ‘오후’(吳侯), 1009년인 송나라 때에 ‘단양공’(丹陽公), 그 뒤에 ‘오공’(吳公)으로 각각 추봉되었습니다. 아마도 ‘자유’가 오(吳)나라 출신이었기 때문이라고 여겨집니다. ‘공자가어’에는,..

씬쿠러, 콩쯔 2022.01.29

16. 썩어 버린 나무에는 글자를 새길 수 없다/ 김 재 황

16 썩어 버린 나무에는 글자를 새길 수 없다 이제부터는 공자의 제자 중에서 ‘언어(言語)에 뛰어난 재여’와 ‘정사(政事)에 뛰어난 염구’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재여’(宰予)라는 사람은 자(字)를 ‘자아’(子我) 또는 ‘재아’(宰我)라고 하였습니다. 노나라 사람인데, 무엇보다도 말재주로 이름을 날렸답니다. ‘사기’의 ‘중니제자열전’에도, ‘자아는 구변이 날카로웠고 말을 조리 있게 잘하였다.’라고 기술되어 있습니다. 자세히는 모르겠으나, 공자보다 29세 아래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739년인 당나라 때에 ‘제후’(齊侯)로, 그리고 1009년인 송나라 때에 ‘임치공’(臨菑公)으로 되었다가 ‘제공’(齊公)으로 추봉되었답니다. 공자는, 재주는 없어도 근면하고 부지런한 사람을 인정하였습니다. 또한, ..

씬쿠러, 콩쯔 2022.01.28

15. 모진 바람 앞에 소나무처럼 푸르다/ 김 재 황

15 모진 바람 앞에 소나무처럼 푸르다 공자는 그 이름 그대로 제자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었습니다. 만일에 그 여러 제자 중에 훌륭한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다면, 공자 또한 한 사람의 평범한 선생님으로 긴 역사 속에 묻혀 버리고 말았을지도 모릅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공자는 남다른 매력이 있었던지 많은 제자가 그에게로 몰려왔습니다. 줄잡아서 공자의 제자가 3천 명이나 되었다고도 합니다. 그러나 그들 중 실제로 ‘사기열전’의 ‘중니제자열전’에 기록된 제자들은 77명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들 중에 특별히 공자와 친했거나 학문과 덕행이 뛰어났던 10명의 제자를 일컬어서 ‘공문십철’(孔門十哲)이라고 합니다. 자세히 말하면, 덕행(德行)에는 ‘안연’과 ‘민자건’과 ‘염백우’와 ‘중궁’이요, 언어(言語)에는 ‘재..

씬쿠러, 콩쯔 2022.01.28

14. 미인을 좋아하듯 현자를 좋아하라/ 김 재 황

14 미인을 좋아하듯 현자를 좋아하라 공자와 그 일행은 ‘광’ 땅을 떠난 뒤에 곧 ‘포’(蒲)라는 지방에 도착했습니다. ‘포’는 ‘읍의 이름’이랍니다. 위(衛)나라의 ‘광성’(匡城) 부근에 위치하는데, 지금의 하남성 장원현 북쪽이랍니다. 그런데 ‘자빠져도 코가 깨진다.’라는 속담이 있듯이, 때마침 위나라 대부인 공숙씨(公叔氏)가 ‘포’에서 반란을 일으켰습니다. ‘포’의 사람들은 몰려와서 공자 일행의 앞길을 가로막았습니다. ‘공자가어’와 ‘공자세가’의 이 이야기는 내용이 비슷합니다. 이제부터 그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공자를 수행하던 제자 중에 ‘공양유’(公良孺)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사람됨이 어질고 키가 아주 크며 용기와 힘을 지녔고, 자기 개인 소유의 수레를 다섯 채나 가지고 공자를 따라왔습니..

씬쿠러, 콩쯔 2022.01.27

13. 저 경쇠 소리는 뜻하는 바가 있다/ 김 재 황

13 저 경쇠 소리는 뜻하는 바가 있다 북쪽의 제(齊)나라 사람들은 공자가 정치를 하면서부터 노나라가 더욱 튼튼하게 됨을 보고 여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공자가 계속 나라를 다스리게 되면 노나라는 반드시 다른 나라들 위에 우뚝 서게 된다. 노나라 힘이 세어지면 우리 제나라를 가장 먼저 무릎 꿇게 만들지 않겠는가. 그러니 우리나라에서 미리 얼마쯤의 땅을 내주고 화친을 맺어야 한다.” 사람들의 말을 듣고, ‘여서’(黎鉏)가 경공에게 말했습니다. “그보다 먼저 노나라를 한번 혼란스럽게 만들어 보십시오. 그런 후에 그 일이 잘 안되면 그때 땅을 내주어도 늦지 않습니다.” 경공은 고개를 끄덕거렸습니다. 그래서 제나라는 80명의 아름다운 여인들을 뽑아서 모두 아름다운 옷을 입히고, ‘강락무’(康樂舞)를 가르친 ..

씬쿠러, 콩쯔 2022.01.26

12. 하늘이 시키는 일을 알아야 한다/ 김 재 황

12 하늘이 시키는 일을 알아야 한다 공자의 나이가 50살이 되었습니다. 이는, 공자가 말한 바로 그 ‘지천명’(知天命)의 나이입니다. 공자가 오십 살의 나이가 되니, 삶의 모습이 원만한 틀을 만들게 되었다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사십 살 때의 주관적 확신에서 보편적 기준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게 되었다는 뜻입니다. 말하자면, ‘불혹’은 주관적이고 ‘천명’은 객관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천명을 알았다.’라는 공자의 이 말을, ‘주자’(朱子)는 ‘만물에 부여하는 것’이라고 풀이했습니다. 이 ‘주자’(1130~1200년)는, 남송 때의 철학자로서 이름이 ‘희’(喜)이고 자(字)는 ‘원회’(元晦)이며 ‘호’(號)는 ‘회암’(晦庵)이지요. 이 사람의 ‘논어에 대한 주석’을 ‘신주’(新注)라고 합니다. 주자의 ..

씬쿠러, 콩쯔 2022.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