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조 1346

단시조 3수

[서다] 편 자목련 마음 김 재 황 그 가슴 바탕이야 눈빛 따라 하얀 마음 눈 뜨면 하루 내내 걱정되는 자주 마음 저 하늘 바라보면서 비는 마음 그 마음. (2018년) 목마른 삶 김 재 황 물처럼 귀한 것이 세상에 또 있겠는가, 여기에 물 없으면 단 며칠을 살겠는가, 목마른 비둘기들이 그 큰 뜻을 알린다. (2018년) 공원밖에 김 재 황 절대로 짐이 되면 안 된다고 되뇌면서 밥 뜨고 아침 일찍 바깥으로 나왔지만 저절로 발 닿는 곳은 공원밖에 없다오. (2018년)

오늘의 시조 2022.08.21

단시조 3수

[서다] 편 나무 붓 김 재 황 가난한 그 마음을 알리려고 하는 걸까, 가지가 붓을 들고 간지럽게 쓰는 글씨 가슴을 비운 후에야 펼친 뜻을 알겠네. (2018년) 하늘공원에서 보다 김 재 황 높은 데 올라서서 하늘 아래 살펴보니 뿌옇게 미세 먼지 덮고 있는 서울이여 맘대로 물 못 마시고 숨쉬기도 힘들다. (2018년) 그 발길 김 재 황 무언가 도와주는 그 손길을 멀리 두고 따뜻이 바라보는 그 눈길도 안 붙잡네, 오로지 옆에서 함께 걸어가길 바랄 뿐. (2018년)

오늘의 시조 2022.08.20

단시조 3수

[서다] 편 새봄 하늘공원 김 재 황 지금쯤 깼을 잠에 뵈지 않는 기지개여 하늘가 기운 입김 불어오는 언덕 텃밭 한바탕 옷깃이 스칠 억새 꿈이 가렵다. (2018년) 비행기 떴다 김 재 황 어느 곳 어느 나라 부지런히 가고 있나, 물 좋고 바람 좋고 사람까지 좋은 마을 있으면 내 귀에 살짝 작은 귀띔 던져라. (2018년) 마른 모감주나무 김 재 황 밝은 꽃 피던 그때 어제처럼 다가오고 바람이 불던 그 날 어렴풋이 보이는데 겨우내 못 가던 길을 오늘에야 떠나리. (2018년)

오늘의 시조 2022.08.20

단시조 3수

[서다] 편 태극기 앞에 김 재 황 누구냐 이 나라를 아낀다는 그 사람은, 사나운 바람 앞에 흔들리고 있는 지금 한 몸을 뜨겁게 사를 지도자가 누구냐? (2018년) 새벽 기도 김 재 황 꽃이야 피더라도 눈길만은 멀디멀게 꽃이야 지더라도 가슴만은 젊디젊게 꿈이야 흐르더라도 다리만은 굳세게. (2018년) 마음 하나 김 재 황 이 세상 태어나서 남길 것은 무엇인가, 그 걸음 올바르게 가졌다는 마음 하나 바위에 깊고 뚜렷이 새길 수만 있다면. (2018년)

오늘의 시조 2022.08.19

단시조 3수

[서다] 편 그런 봄날 김 재 황 해마다 봄날이야 날 보란 듯 오겠지만 몸 늙은 나에게도 그런 봄날 오겠는가, 가슴에 꽃이 피어야 진정 봄날 아닐지. (2018년) 저 봄바람 김 재 황 새봄에 저 바람은 어리기도 참 어리다, 산길을 내달리며 윙윙 소리 크게 문다, 세상이 자기 것인 양 옷자락에 휩싼다. (2018년) 꽃과 바람 김 재 황 짓궂게 어린 바람 고운 꽃을 시샘하듯 우르르 떼를 지어 넓은 들녘 뛰어오니 그 얼굴 내민 꽃들이 어머니를 부른다. (2018년)

오늘의 시조 2022.08.18

단시조 3수

[서다] 편 산불 이미지 김 재 황 우뚝한 마음 숲에 작은 불씨 떨어지니 성내듯 왈칵 붉게 뜨거운 춤 일으키고 달래도 손 뿌리치며 하늘 집을 허문다. (2018년) 벚꽃 만개 김 재 황 보슬비 오고 나니 새봄 성큼 다가서고 창문 밖 내다보니 꽃들 활짝 피웠구나, 맞기엔 그리 좋아도 너무 짧아 탈이다. (2018년) 깽깽이풀 만나다 김 재 황 이름이 정겹기에 만나 보길 바랐는데 벗들과 성남언덕 거닐다가 너흴 본다, 모여서 깔깔거리니 무에 그리 좋으냐? (2018년)

오늘의 시조 2022.08.17

단시조 3수

[서다] 편 누구나 늙을수록 김 재 황 날마다 먹어야만 살 수 있게 힘을 얻고 날마다 걸어야만 설 수 있게 끈을 얻네, 오늘도 제 마음 먼저 젊어질 수 있기를. (2018년) 선정릉 숲길 걸으며 김 재 황 이 서울 이 자리에 꿈을 열고 계셨으니 이 나라 이 어려움 누구보다 잘 아시죠? 이 어찌 풀어야 할지 빛 깨달음 주시길! (2018년) 그 떡 그 느낌 김 재 황 떡집 앞 지나자니 시루떡에 눈길 가고 가난한 그 시절이 허기 안고 달려와서 남몰래 군침이 살짝 내 목구멍 넘는다. (2018년)

오늘의 시조 2022.08.16

단시조 3수

[서다] 편 옛 꽃 안 피는 봄 김 재 황 창 앞에 다가서서 마음 끈을 풀어 보니 큰 숲을 떠나면서 작은 산새 우는 소리 어느덧 봄은 왔어도 옛날 꽃은 안 핀다. (2018년) 남산 비둘기 김 재 황 걷다가 쉬자니까 내 앞으로 다가와서 무언가 먹으려면 저에게도 달라는 듯 둥글게 눈을 굴리며 꼼짝하지 않는다. (2018년) 산수유 봄맞이 김 재 황 어디쯤 노란 꿈이 발걸음을 옮기는지 아직은 서두름이 작은 눈을 감았지만 마침내 걸음 닿으면 꽃노래를 부르리. (2018년)

오늘의 시조 2022.08.15

단시조 3수

[서다] 편 평창 올림픽 종료 김 재 황 잔치가 끝났으니 손님 모두 돌아가고 우리는 주인이니 치울 자리 치워야지 모아 둔 쓰레기더미 남김없이 말끔히. (2018년) 봄바람 불다 김 재 황 따듯한 그 손짓에 옷자락이 나부낀다, 발 저린 기다림은 꽃망울을 부풀리고 늙음도 잊어버리게 봄은 정녕 오는가. (2018년) 봄비 내리다 김 재 황 저 너머 고갯길에 자박자박 오는 소리 발소리 더욱 작게 살금살금 밝는 꿈길 한입 문 괭이 하품이 앞동산에 걸린다. (2018년)

오늘의 시조 2022.08.14

단시조 3수

[서다] 편 노년의 길 김 재 황 물 따라 바람 따라 세상 마음 가 버리고 정 많던 그 친구도 멀리 가서 말이 없네, 몸 늙고 마음 지치면 두 귀 닫고 가야지. (2018년) 군밤 장수 김 재 황 추우면 추울수록 군밤 생각 간절한데 아직은 일러선지 손수레도 안 보이니 독감에 누워 있을까 노파심도 생기네. (2018년) 홍매화 피다 김 재 황 발 동동 기다렸나 얼고 풀린 나뭇가지 품었던 그리움을 살짝 붉게 펼쳐 내니 저 남쪽 파란 숲에서 봄바람도 바쁘리. (2018년)

오늘의 시조 2022.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