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시링, 녹색 세상] 편 임진강에서 김 재 황 물바람은 울먹이며 강가에서 서성대고 머리 푼 갈대꽃이 혼이 나가 흔들려도 포성에 멍든 역사는 침묵 속에 떠간다. 서러운 빗줄기를 흩뿌려서 젓던 강물 말 잃은 얼굴들은 심연으로 잠기는데 세월은 회류의 꿈을 폭포처럼 쏟는다. 휘돌아 내린 굽이 가늘게 목이 죄어 흐르는 물길로는 풀지 못할 한이기에 나루터 빈 배 한 척만 가슴속이 썩는다. (2002년) (시작 노트) 고향 마을 바로 지척에 임진강이 흐르고 있다. 임진강은 북한지역인 강원도 법동군 용포리 두류산 남쪽 계곡에서 발원하여 철원과 금화지역을 거친 다음, 남쪽으로 내달려서 경기도로 들어선다. 그리고는 한탄강과 만나서 정답게 손을 잡고 강화만을 지난 후에 바다로 돌아간다. 임진강의 총길이는 자그마치 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