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시 노자 탐방- 큰 길은 물이 넘쳐서 大道氾兮 其可左右. 萬物恃之而生 而不辭 功成不名有 衣養萬物 而不爲主. 큰 길은 물이 넘쳐서 그 왼쪽에도 오른쪽에도 이른다. 모든 것이 받들고 살지만 싫다고 하지 않고, 애쓴 보람을 이루어도 이름을 내세우지 아니하며, 모든 것을 옷 입혀서 기르나 임자가 되려고 하지 않는다.(김재.. 한문의 세계 2013.01.22
(다시 시조 30편) 12. 인사동 거리 인사동 거리 김 재 황 새파란 숨결들이 물이 되어 흐르는 곳 몸과 몸이 맞닿으면 더욱 크게 빛을 내고 가슴엔 둥둥 떠가는 옥잠화가 핍니다. 그 걸음 가벼워서 절로 여울 이루는데 눈과 눈이 마주치면 더욱 곱게 불을 켜고 저마다 머리 뾰족한 버들치가 됩니다. 아무리 붐비어도 흐린 적이 없는 물길 한.. 시조 2009.07.05
(다시 시 30편) 27. 갈 곳 없는 굴뚝새 갈 곳 없는 굴뚝새 김 재 황 지금은 어디에도 굴뚝이 없으니 굴뚝새는 날아갈 곳이 없다. 모처럼 빈 몸으로 고향을 찾았는데 동구 밖 느티나무는 이제 너무 늙어서 말귀를 통 알아듣지 못한다. 옛 일조차 물을 수가 없어서 낭패다. 전에는 그리 즐겁던 냇물이 쉬엄쉬엄 산길을 힘없이 내려온다. 반짝임.. 시 2009.06.17
(다시 시 30편) 12. 흔들리지 않고는 흔들리지 않고는 김 재 황 흔들리기만 하는 풀들도 사실은 길을 가고 있다. 낮에는 노랗게 쓸린 햇빛의 길을 걷고 밤이면 하얗게 닦인 달빛의 ��을 걷는다. 걸어가며 허공에 찍어 놓은 안개 같은 발자국 함께 흔들리지 않고는 결코 딛을 수 없는 그 길. 시 2009.05.29
(자선시조 30편) 17. 이름에 대하여 이름에 대하여 김 재 황 얼마큼 안고 살아야 나와 한 몸을 이룰지 대문 밖에 내걸어도 낯이 설게 느껴지고 밤마다 날 찾는 소리, 꿈결처럼 들려온다. 목숨보다 중하다고 늘 말하며 살았으나 바람 앞에 섰을 때는 너무 초라한 내 깃발 두 어깨 축 늘어뜨린 그림자를 끌고 간다. 한 걸음씩 조심스레 착한 .. 시조 2008.11.13
(자선시조 30편) 10. 메밀밭을 베고 자면 메밀밭을 베고 자면 김 재 황 달만큼 겨운 밤을 뒤척이던 잠이더니 바스락 또 바스락 걸음을 옮기는 소리 내 숨결 환한 꽃길이 메밀밭에 닿는다. 별처럼 반짝이던 불면증을 털어 낸 후 신발을 벗어 들고 철버덕 또 철버덕 메밀꽃 하얀 물길을 어린 꿈이 건넌다. 시조 2008.11.05
(자선시 30편) 28. 꿈꾸는 길 꿈꾸는 길 김 재 황 착하게 그림자를 접으면 품에 안긴 것처럼 편안하다. 나무는 달빛 아래에서 달팽이와 나란히 잠든다. 바람 소리를 베개 삼아 서서도 눕고 누워서도 서며 저절로 흐르는 길을 꿈꾼다. 세상에서 가장 적막한 밤에 큰 너그러움의 나라에 닿는다. 시 2008.10.23
깨끗함을 위하여 맑은 거리 김 재 황 밤 사이에 또 그 그림자가 흘러갔나 잠 깊은 빈 거리에 어제 꼭 그때쯤 절뚝이는 그림자 하나 여기 저기 처참하게 널려 있는, 우리에게 버림당한 삶의 쓰레기들을 그저 말없이 끌어안으며 한 줄기 강물처럼 마음으로 흘러갔나 아침이 되자 밖으로 나선 사람들이 맑게 닦인 거리를 .. 빛을 향하여 2006.01.02
시6 대작하다 ―草詩․20 김 재 황 달이 몸살나게 떠오른다 친구는 먼 데 있고, 뜰에 나가 쇠비름 옆에 앉는다 너무나 적적하여 술 한 잔을 그에게 따라 준다 권커니 작커니 밤은 자꾸 깊어 간다 마침내 어둠이 비틀거린다 내가 취했나 그가 취했나 달까지 몽롱하게 멀어진다 시 2005.10.28
시조7 메밀밭을 베고 자면 김 재 황 밤마다 잠 못 들고 애쓰던 마음이더니 바스락 또 바스락 걸음을 옮기는 소리 내 숨결 환한 꽃길이 메밀밭에 닿는다. 별처럼 반짝이던 불면증을 털어 낸 후 신발을 벗어 들고 철버덕 또 철버덕 메밀꽃 하얀 물길을 어린 꿈��� 건넌다. (시작 노트) 메밀은 마디풀과에 딸.. 시조 2005.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