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처럼 구름처럼

2013년 5월 상황문학 경주 문학기행 결과(4)

시조시인 2013. 5. 26. 09:50

양동 마을을 둘러보고 나니, 시장기가 돈다. 이제 저녁을 먹어야 할 텐데- 어디로 가지? 그때 고문 이성장 선생님이 '물회'를 떠올린다. 그러자 김두녀 시인이 포항에 있는 여동생을 떠올리고 전화를 걸었다. 그래서 저녁은 포항에서 먹기로 하고 차를 달렸다.

 

 

*도착한 포항 돌고래회식당

 

 

*저녁은 김두녀 시인의 여동생 내외에게 대접받았다. 고맙습니다. 잘 먹었습니다.

 

 

* 너무 푸짐한 저녁이라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 포항의 야경

 

 

* 밤 늦게야 숙소로 돌아왔다. 보이려나 모르겠네, 점심을 먹은 '식객' 간판

 

 

* 우리가 타고 돌아다닌 '빌린 차'

 

 

* 숙소로 돌아온 후, 시낭송 및 문학 토론

 

시낭송

 

 

 

시종(始終)

 

이성장

 

 

새벽이

어두운 장막을 뚫고

찬란한 빛으로

먼동을 튼다.

 

어둠이

서서히 사라져가는

희미한 장막 속에

초췌한 내 그림자 비치다.

 

 

 

어머니의 노래

 

김 두녀

 

 

물소리 새소리도 얼어붙은 겨울 산

마른 잎 달고 숲길 에돌아 산허리 넘노라면

소슬한 바람결에 묻어오는 울음소리

돌아보고 또 돌아봐도 떠나야 할 길목에서

바람둥지 끌어안고 새끼 보듬어 안던

붉게 타는 그리움 노을 속 내 어머니

 

싸락눈 몰아치는 참나무숲길을 돌아서면

세찬 바람 결에 묻어오는 그리운 노래

너는 언재 올래 너는 언제나 돌아올래

돌아보고 또 돌아봐도 떠나야 할 길목에서

떨어진 잎새 허공 날아 온 산을 흔드네

새봄 어깨 흔들어 깨우는 어머니의 노래

 

 

 

 

사랑에 대하여

 

 김 재 황

 

 

달 밝은 밤

복순이는 툇마루에 홀로 앉아서

답답한 가슴을 안고

사랑-.”

하늘에 대고 크게 소리쳤습니다.

 

그 한숨 실린 말 한 마디가

멀고 먼 하늘 저 편으로 날아가서

이 바보 같은 놈아-.”라고

어느 여인(女人)의 가슴에 닿았습니다.

 

사랑이란 말이

연인(緣人)들 사이에서만 오가는 것인지

숫기 없는 복돌이는

까맣게 모르고 있었습니다.

 

지금도 사내란 사내들은 

여인(麗人) 앞에서 왜

그리 좋던 입담마저 마냥 수그러드는지,

말문이 꽉 막혀 버리는지

그저 깜깜하기만 할 뿐입니다.

 

 

 

 

까마귀의 눈

 

윤 성 호

 

 

지난 밤 내린 눈이 발목을 덮어줄 때

울림 길 질러가는 까마귀 날갯소리

땅에다 발자국 찍고 가마득히 치솟는가.

 

삼켰던 하늘 기운 하얗게 토했어도

제 몸은 검고 검어 까마귀 하늘인가

손에 쥔 이 넉가래가 쌓인 눈을 지키네.

 

 

 

고구마밥 1

-인생을 달콤하게 사는 법-

 

이 춘 원

 

 

하얀 쌀밥에 묻어있는

노란 고구마 속살이 보인다

동글동글한 형체를 조각내어

작은 밥알 속에 푹 파묻혀

자신의 존재를 삭혀

달콤한 고구마밥이 되어 있는

 

달콤한 인생은

고구마밥이 되는 것

 

자신의 존재만을 내세우지 않고

고고한 형체가 깎기고 잘리어

작고 작은 낟알 속에 녹아질 때

달콤한 쌀밥이 되고

구수한 고구마밥이 되는 것

 

제 한 몸 던져

희생하고 녹아져라

인간 세상에 꽃이 되고

달콤한 삶의 길을 가려면

 

 

 

 

연가2

 

손 영 란

 

 

그리움이 지나쳐 꽃잎 되어

그대 가슴에 뚝뚝 떨어져 내린다

쓸쓸함이 지나쳐 바람 되어

그대 창문을 할퀴고 지나간다

슬픔이 지나쳐 강물 되어

그대 사는 집 앞을 덮고 간다

외로움이 지나쳐 독이 되어

그대 마시는 한 잔의 술에 스며든다

간절한 소망은 꿈이 되어

그대 자는 머리맡에 머물다 간다

 

그리운 사람은

멀리 있다

 

 

* 시낭송과 시화가 모두 끝나고 잠자리에 들었다.

 

 

* 다음 날 아침, 산책 길

 

 

* 윤성호 주간의 뒤를 따르며-

 

 

* 우리를 맞는 안개 낀 호수

 

 

* 무슨 말이 필요하랴!

 

 

* 나무 줄기에 돋은 버섯들

 

 

* 검게 익은 버찌. 한 개 따서 입에 넣으니 쓰다!

 

 

* 박목월 시비도 만나고-

 

 

* 시비 앞에서 포즈도 취하고-

 

 

* 나무 뒤에서 '까꿍'도 해 보고-

 

 

* 숙소 앞에서 모두 사진도 찍었다. (한가운데는 김두녀 시인의 여동생)

 

 

* 모처럼 자매가 만났으니 기념 사진 찰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