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가 사는 숲] 편
자작나무
김 재 황
명주로 몸을 감아 차림새는 가뿐하고
아프게 벗겨지는 그 순간이 빛을 내며
투명한 저 먼 하늘에 초승달로 나선다.
허공에 매달리는 뜻이 제법 둥글어도
늘어진 마음 끝에 높은 길이 내걸리고
날개를 펴든 자리로 스며드는 향수여.
숨차게 넘어야 할 귀가 시린 고개들을
꿈결에 두르고서 새근새근 잠이 들면
서북풍 모진 미움도 매듭 풀고 떠난다.
(199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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