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조

어름치/ 김 재 황

시조시인 2023. 12. 22. 06:22

[내 사랑, 녹색 세상] 편

 

                어름치

 

                                             김 재 황

 

굵고 무딘 주둥이로 무슨 사연 펼치는가

아가미 갖춘 몸은 침묵하며 산다지만

저 시린 물줄기 따라 하소연도 흘러간다.

 

은빛 몸에 어룽어룽 근심은 무늬가 되고

계곡을 벗어나면 더욱 가파른 물길

그 목숨 힘겨운 여정에 산란탑도 쌓는다.

 

 

 

(시작 노트)

 

  어름치는 우리나라 한강과 금강에서 주로 발견되는 특산종이다. 나는 이 민물고기를 강원도 두타연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이 물고기는 얼음치라고 표기되기도 하지만, 그 모습이 물속에서 어른거린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므로, 나는 어름치를 택했다.

  어름치는 보통 20의 크기가 흔하다. 하지만 최대로 자라면 40에 이르기도 한다. 몸의 후반부는 가느다란 원통꼴이고, 한 쌍의 입수염을 지녔다. 점잖은 암갈색 등과 산뜻한 은백색 배, 그리고 몸의 양측에 질서정연하게 수놓아져 있는 검은줄무늬와 등지느러미에 새겨져 있는 줄무늬 등이 모두 아름답다.

  물이 맑고 자갈이 깔린 곳에 살며, 알을 낳기 전에 떼를 이루고, 알을 낳은 후에는 산란탑을 쌓는 특성이 있다. 산란은 4월에서 5월까지 이루어지고, 물속의 곤충을 잡아먹으며 산다.

  197251, 금강 상류의 어름치를 천연기념물 238호로 지정했으나, 기대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게 되자, 다시 1978818일에 어름치 자체를 천연기념물 제259호로 지정하였다.

  어름치는 누치나 참마자 등과 가까운 종이다. 이 물고기들 모두가 모래무지아과에 속한다. 누치에 비해 참마자를 쉽사리 만날 수 있고, 참마자에 비해 누치가 더 크다. 두 물고기의 입은 주둥이 밑에 있고, 한 쌍의 입수염을 지녔다. ‘눌어’(訥魚)라고 하면 누치를 가리키는 말이다. 어름치는 아직도 밝혀야 될 특성을 많이 지니고 있는 신비로운 민물고기이다. 분포지도 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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