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 제 우는 저 꾀꼬리/ 김 진 태
[원본]
제 우는 저 꾀꼬리 綠陰芳草 興을 계워
雨後 淸風에 碎玉聲 죠타만은
엇덧타 일침강호몽을 깨올 줄이 엇졔요.
[역본]
저기 저 꾀꼬리, 그늘 풀에 흥 못 이겨
비 온 다음 분 바람에 고운 소리 높다마는
어떻게 강호의 단꿈 깨울 까닭 있겠나.
[감상]
김진태(金振泰)는 조선 말기의 풍류객이다. 태어난 해와 이 세상을 떠난 해는 알려져 있지 않다. 자(字)를 ‘군헌’(君獻)이라고 한다. 기록을 보면, 서리(胥吏)의 신분이었다고 하며, 가인들의 모임인 경정산가단(敬亭山歌壇)의 일원이었다고 전한다. 입춘가(立春歌) 또는 진선가(眞仙歌) 등 26수가 해동가요(海東歌謠)에 수록되어 있는데, 그 작품의 뜻이 뛰어나고 시속에 물들지 않았다는 평을 세상에서 듣고 있다.
초장을 본다. ‘제’는 ‘저기’라는 뜻이다. ‘녹음방초’는 ‘무성한 나무 그늘과 향기로운 풀’을 가리킨다. 꾀꼬리 한 마리가 나무 그늘과 향기로운 풀을 보고 흥을 못 이기고 있다. 중장을 본다. ‘우후 청풍’은 ‘비가 내린 후에 부는 맑은 바람’이다. 그리고 ‘쇄옥성’은 ‘옥을 깨뜨리는 소리’로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리킨다. 비가 내린 다음이라 그 소리가 곱게 들린다는 말이다. 종장을 본다. ‘일침강호몽’은 강호에서 단잠이 들어 꾸는 꿈‘이다. 듣기엔 좋지만 남의 단꿈은 왜 깨우느냐고 반문한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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