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고시조 감상

오날 이리 놀고/ 작가 미상

시조시인 2023. 12. 26. 17:45

117. 오날 이리 놀고/ 작가 미상

 

[원본]

 

오날 이리 놀고 내일 도 이리 놀고

三萬六天의 날마다 이리 노라

桑田碧海이야 그칠 줄이 이시랴.

 

 

 

[역본]

 

오늘도 이리 놀고 내일도 또 이리 놀고

일백 년 긴 세월을 날마다 이리 놀아

뽕밭이 바다 된 전이야 그칠 줄이 있겠나.

 

 

 

[감상]

 

  초장을 본다. 오늘도 이리 놀고 내일도 이리 논다니 참으로 노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인가 보다. 이 사람은 노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를 모르는 성싶다. 그저 놀기는 일하는 것보다 힘들다. 무위도식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해본 사람만이 안다. 중장을 본다. ‘삼만육천에서 하늘 천 자를 써 놓았다. 아무래도 작품을 적는 순간에 착오를 한 것 같다. 아무리 보아도, ‘하늘 천 자가 아니라, ‘일천 천 자를 써야 옳다. , ‘三萬六千으로. 이렇다면은 대략 일백 년이 된다. 평생 동안 놀기만 하겠다는 말이다. 참으로 놀랍다. 노는 데도 방법이 있을 텐데 그 이야기는 하지 않고 무작정 놀기만 하겠다고 한다. 아마도 이 사람이 논다는 말은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한다는 말일 것 같다. 그것이 노는 것인가? 무엇인가 보람이 있다면 그건 절대로 노는 게 아니다. 종장을 본다. ‘상전이 벽해되기뽕나무밭이 변하여 푸른 바다가 된다는 뜻이다. 그리 쉽게 그만두지 않겠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시조시인 김 재 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