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8. 梧桐에 雨滴하니/ 작가 미상
[원본]
梧桐에 雨滴하니 舜琴을 잉애난듯
竹葉에 風動하니 楚漢이 셧도난듯
金樽에 月光明하니 이백본듯 하여라.
[역본]
오동에 비 내리니 순 거문고 타는 듯이
댓잎에 바람 부니 초와 한이 싸우는 듯
술통에 달이 밝으니 이태백을 본 듯하다.
[감상]
초장을 본다. ‘우적’은 ‘빗방울이 떨어지는 것’을 말한다. ‘순금’은 ‘중국 상고시대 순 임금의 거문고’를 가리킨다고 한다. 이를 나는 그냥 ‘순 거문고’라고 소리걸음에 맞추었다. ‘잉애난듯’은 ‘잉잉거리게 타는 듯’인데 나는 ‘타는 듯’이라고 줄였다. 오동에 비 내리는 소리가 순 임금의 거문고 소리로 들리다니! 대단한 상상력이다. 중장으로 간다. ‘죽엽’은 ‘댓잎’이고, ‘풍동’은 ‘바람이 움직이는 것’이다. 또, ‘초한’은 ‘초나라와 한나라’를 가리킨다. ‘셧도난듯’는 ‘싸우는 듯’이다. 부드러운 오동은 음악 소리가 나지만, 뻣뻣한 댓잎은 바람 부니 전쟁하는 소리가 난다. 참으로 초장과 중장이 멋진 대비를 이룬다. 종장을 본다. ‘금준’은 ‘훌륭한 술 항아리’를 말한다.‘월광명’은 ‘달의 빛이 밝다는 것’이다. 술이 있고 달이 밝으면 누가 생각이 나는가. 이태백이가 생각이 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작가는 능청스럽게 이태백이를 본 것 같다고 한다. 오동이 있고 비가 내리며 대나무와 술! 더 바랄 게 없겠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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