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고시조 감상

니저 바리쟈 하니/ 작가 미상

시조시인 2024. 1. 10. 06:20

196. 니저 바리쟈 하니/ 작가 미상

 

[원본]

 

니저 바리쟈 하니 아마도 못 니즐다

無端이 혜자하고 西壁도라 잠을 든이

西壁面鏡이 되야 눈에 暗暗하여라.

 

 

 

[역본]

 

잊자고 생각하니 아마도 못 잊는다

사유 없이 헤자 하고 서쪽으로 잠이 드니

그 벽이 거울이 되어 눈 앞에서 아른아른.

 

 

 

[감상]

 

  초장을 본다. 잊어 버리자고 하니, 아마도 잊기 어렵다고 한다. 잊기가 그리 쉽다면 어찌 사랑 타령을 하겠는가. 마음에 잊기로 하여 그냥 잊는다면 그 사랑은 또 무슨 가치가 있겠는가. 잊자고 해도 잊을 수 없으니 그게 문제가 아니겠는가. 그래서 사랑은 묘하다. 중장으로 간다. ‘무단이무단히이다. 그 뜻은 사전에 허락이 없이라든가 아주 사유가 없이를 나타낸다. 그리고 혜자하고헤아려 보자 하고또는 가늠하여 짐작하거나 마루어 생각하자 하고의 뜻을 지닌다. 그런데 헤다.’라는 단어도 있다. 이는, ‘여럿 가운데에서 가장 잘난 체하며 마음대로 행동하다,’라는 뜻이다. 나는 이를 잘못 기재한 게 아닌가 여겼다. 서벽서쪽 벽인데, 그냥 서쪽으로라고 했다. 그래서 사유 없이 잘난 체하고 서쪽으로 잠이 든다,’라고 풀어 보았다. 종장으로 간다. ‘서벽이 또 나와서 이라고 했으며 면경작은 거울이며 암암하다.’눈 앞에 아른거리는 듯싶다.’라는 풀이이다(시조시인 김 재 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