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7. 가마귀 거무나다나/ 작가 미상
[원본]
가마귀 거무나다나 해오리 희나다나
황새다리 기나다나 올해다리 쟈르나다나
世上에 黑白長短은 나난 몰나 하노라.
[역본]
까마귀 검든 말든 해오라기 희든 말든
황새 다리 길든 말든 오리 다리 짧든 말든
이 땅에 빛깔과 길이는 나도 알지 못한다.
[감상]
초장을 본다. 빛깔을 예로 들었다. ‘거무나다나’를 나는 ‘검든 말든’으로 풀이하였다. 느낌으로 보아서 ‘검든지 말든지’를 가리키는 성싶다. 이를 소리걸음에 맞도록 줄여서 사용했다. 까마귀의 특징은 까만 몸빛이다. 그렇기에 그 이름을 얻었다. 그 번면에 해오라기는 하얀 몸빛이다. 그 두 새는 몸빛에서 서로 상대적이다. 이를 골라서 초장을 지은 것 같다. 중장으로 간다. 이번에는 다리를 예로 들었다. 황새는 지닌 다리가 길기로 유명하다. 그 반면에 오리는 짧은 다리를 지녔다. 그 새들은 각기 삶을 잇기 위해 편의상 그런 다리를 지녔다고 본다. 황새야 물에 발을 딛고 물 속의 먹이를 잡아야 하니 긴 다리가 필요하고, 오리는 헤엄을 쳐야 하니 힘 있게 물을 젓기 위해 짧은 다리를 지녔다. 그 모두 생존전략이다. 그러나 우리 사람은 그들의 방식을 따를 필요가 없다. 길든지 짧든지 희든지 검든지 그들 나름의 선택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 존중은 하되, 그 까닭을 묻고 논할 필요까지는 없다. (시조시인 김 재 황)
'새 고시조 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마귀 너를보니/ 작가 미상 (0) | 2024.02.17 |
---|---|
가마귀 급피 날고/ 작가 미상 (1) | 2024.02.17 |
麒麟은 들에 놀고/ 작가 미상 (1) | 2024.02.16 |
仁義로 그물 매자/ 작가 미상 (0) | 2024.02.16 |
一生에 恨하기를/ 작가 미상 (1) | 2024.02.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