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조

통도사 서운암에서

시조시인 2025. 1. 30. 05:16

[워낭 소리] 편

 

          통도사 서운암에서

 

                                                김 재 황

 

 

둘러선 대나무가 산바람을 막아내고

모여 앉은 들꽃들은 자꾸 웃음 터지는데

줄 맞춘 독들 여럿이 참선 속에 잠긴다.

 

어둠이 깊어 가도 끝이 없는 이야기들

밤을 베고 별을 세다 겨우 선잠 들었지만

때 이른 독경 소리에 번쩍 눈이 뜨인다.

 

먼동도 트지 않고 고요 가득 깔린 뜰을

동그랗게 원 그리며 하릴없이 돌고 나니

산새의 아침 노래가 온갖 잡념 씻는다.

                                (2012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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