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낭 소리] 편
통도사 서운암에서
김 재 황
둘러선 대나무가 산바람을 막아내고
모여 앉은 들꽃들은 자꾸 웃음 터지는데
줄 맞춘 독들 여럿이 참선 속에 잠긴다.
어둠이 깊어 가도 끝이 없는 이야기들
밤을 베고 별을 세다 겨우 선잠 들었지만
때 이른 독경 소리에 번쩍 눈이 뜨인다.
먼동도 트지 않고 고요 가득 깔린 뜰을
동그랗게 원 그리며 하릴없이 돌고 나니
산새의 아침 노래가 온갖 잡념 씻는다.
(2012년 5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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