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선시 30편) 4. 광릉수목원에서 (자선시 30편) 4. 광릉수목원에서 By 녹시 (0점) 2008-09-15 광릉수목원에서 김 재 황 어린 임금 내몰던 바람만이 어찌 바람이랴. 거센 말발굽 소리로 무리 지어 능선을 넘는 물빛 바람 졸���나무 갈참나무 상수리나무 가지에 걸려서 슬피 운다. 앞을 분간하지 못할 안개가 작은 연못을 감싸고 피어오르면.. 시 2008.09.30
(자선시 30편) 3. 치자꽃 향기 치자꽃 향기 김 재 황 오늘은 그가 냉수 한 바가지 달랑 떠서 들고 나를 찾아왔다. 물푸레마음이 들어앉았던 물인가 맑은 하늘이 가득 담기어 있다. 내가 받아서 마시니 단박에 온 세상이 파랗다 나는 무엇으로 손님을 대접해야 하나 아무것도 내놓을 게 없다. 내가 그저 활짝 흰 이를 내보이니 그는 답.. 시 2008.09.29
(자선시 30편) 2. 다례음복 다례 음복 김 재 황 뵈옵듯 허연 수염 쓰다듬는 바람도 아니고, 구름은 더욱 아닌 우리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 ― 열어 놓은 무릎 앞에 한 잔 푸른 산 기운을 바친다 그저 몸둘 바 모를 속내를 담아 올린다 만경 창파의 까치놀이 왁자지껄 몰려든다 어진 아내의 말소리가 물소리를 데리고 또 쏟아져 .. 시 2008.09.29
(자선시 30편) 1. 고추와 농부 고추와 농부 김 재 황 값이 내린다 내린다 하니 고추는 발끈해서 어디 누구든 건드려만 봐라 잔뜩 벼르고 있다. 고추야, 왜 내가 네 맘을 모르겠느냐. 뻐꾸기 우는 점심나절 물만밥을 앞에 놓고 속이 타는 농부가 고추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 시 2008.09.28
한시 제번하옵고, 글자를 보니, 未讀卍卷止堂이라 되어 있습니다. 未 : 아닐 미 讀 : 읽을 독 卍 : 만자 만 불교를 상징하는 글자이지만, 萬(일만 만)을 뜻하기도 합니다. 卷 : 문서 권 책을 뜻하는 글자는 券(책 권)이지만, 함께 통용되기도 합니다. 止 : 그칠 지 堂 : 집 당 뜻을 새기면, "아직 만 권의 문서(책).. 시 2007.04.20
삼천포에서 삼천포에서 김 재 황 무엇이 이곳으로 걸음을 옮기게 했나 옛 이야기는 바닷가에서 졸고 아직은 벚꽃조차 반기지 않는 이 봄에 어떤 손이 나를 이곳으로 이끌었나 섬들은 안개 속으로 슬쩍 숨고 하늘은 짙은 구름을 안고 있는데 어쩌자고 나는 이곳으로 무작정 달려왔나 갈매기 몇 마리가 먼 소식을 .. 시 2007.03.28
근하 신년! 새해 인사 드립니다 제 블로그를 방문해 주심에 감사를 드립니다. 새해를 맞이하여 가내 두루 만복이 깃들기를 바랍니다. 새해 선물로 시 한 편을 보냅니다. ---낙성대에서 녹시가 -------------------------------------------------- 마주잡은 손 김 재 황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니 멀리 산은 첩첩 흘리고 지나온.. 시 2006.12.31
빈 까치집 빈 까치집 김 재 황 미루나무 꼭대기에 높이 지은 집 하나 지붕이 아예 없으니 오히려 맑고 밝은 달빛이 정답게 내려앉는다 그분 쪽으로 한 걸음이라도 더 가깝게 다가앉으니 따스한 손길이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는다 한꺼번에 아무리 많은 비가 쏟아져도 그치면 금방 보송보송 잘 마르.. 시 2005.11.05
시10 뚝배기 같은 친구 김 재 황 척 보면 투박해 보여도 가슴에 오래 온기를 간직하는 뚝배기처럼 옆에 있는지 없는지 별로 눈에 뜨이지는 않지만, 진정 그가 있기에 내 마음 편안한 그런 친구 있었으면 좋겠네 내가 기쁠 때에는 멀찍이에서 함께 웃고 내가 슬플 때에는 가깝게 다가와서 내 손을 잡아 주는, .. 시 2005.11.02
시9 숫된 새벽 김 재 황 안개를 밟고 산을 오른다 고요에 싸여 있는 먼동 다듬어지지 않았으므로 들쭉날쭉한 가난한 나무들, 어둠을 벗고 숲이 일어서기도 전에 벌써 기침하는 �� 울림만이 손끝에 남고 찬란한 느낌으로 무릎을 꿇는다 그분은 눈빛 찬찬히 내려다보시는데 나는 내 마음밖에 드릴 게 없어.. 시 2005.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