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 녹색 세상] 편 낙성대에서 김 재 황 시인이 되려는 꿈 차마 버릴 수 없기에 십 년이나 살던 섬을 훌훌 털고 떠나자니 가슴속 차는 시름이 파도처럼 철썩거리데. 하필 이 자리인가 넓고 넓은 세상에서 천릿길이 서운해도 아내는 봇짐을 풀며 무겁게 남쪽을 누르는 관악산을 바라보았지. 멀리 친구를 두고 온 아이들의 손을 잡고 문창성 떨어진 곳, 탑을 찾아 올라가니 옛 고려 파란 하늘에 서귀포가 출렁거리데. (2002년) (시작 노트) 1986년, 나는 그곳의 농장을 팔기로 하고, 온 가족을 이끌고는 서울로 돌아왔다. 그리고는 관악산 밑에 작은 집을 마련했다. 우리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낙성대(落星垈)가 있다. 낙성대는 고려의 명장인 강감찬(姜邯瓚)이 출생한 곳이다. 기록에 의하면, 고려 3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