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 녹섹 세상] 편 콩제비꽃 그 숨결이 김 재 황 어디서 날아왔는지 작디작은 씨앗 하나 마당 가 분(盆)에 떨어져 작은 부리 내밀더니 여름내 깃을 다듬어 그 숨결이 뜨거웠다. 가을도 기울었는데 엷디엷은 푸른 줄기 차마 그냥 둘 수 없어 방(房) 안으로 옮겼더니 겨우내 날갯소리에 꿈자리만 차가웠다. (2002년) (시작 노트) 빈 화분에 화초를 심으려고 흙을 담아 놓았는데, 어느 날인가 보니 아주 귀여운 풀이 수북하게 돋아나 있었다. 아, 그 빈 화분에 그렇듯 새로운 생명이 움트고 있을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반가우면서도 신비스러운 마음을 지니고 나는 가까이 다가가서 들여다보았다. 그 풀은, 다름 아닌, 콩제비꽃이었다. 그동안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았건만, 어느새 꽃망울까지 내보이고 있었다. 콩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