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 30편) 27. 갈 곳 없는 굴뚝새 갈 곳 없는 굴뚝새 김 재 황 지금은 어디에도 굴뚝이 없으니 굴뚝새는 날아갈 곳이 없다. 모처럼 빈 몸으로 고향을 찾았는데 동구 밖 느티나무는 이제 너무 늙어서 말귀를 통 알아듣지 못한다. 옛 일조차 물을 수가 없어서 낭패다. 전에는 그리 즐겁던 냇물이 쉬엄쉬엄 산길을 힘없이 내려온다. 반짝임.. 시 2009.06.17
근하신년 모든 분들에게 새해에는 가내 두루 만복이 깃들기를 바라며 뜻하시는 일도 모두 이루시기 바랍니다. 힘을 돋우는 의미에서 다음과 같이 시조 한 편 보냅니다. 다 음 힘내자, 소의 해엔 김 재 황 울린다, 먼 산 너머 돌밭 가는 워낭소리 꿈결인 양 복사꽃은 피었다가 바로 지고 새벽에 산자락 타면 소 울.. 시조 2008.12.31
(자선시조 30편) 18. 가벼운 길 가벼운 길 김 재 황 접었던 두 날개를 넓게 펴는 그 흰 숨결 마음이 가벼워서 저 구름을 닮는 걸까 시린 발 딛고 오르는 가난의 길이 보인다. 가야 할 고향 집은 아주 멀리 놓여 있어 출렁대는 바다 위에 높직하게 그린 항로 지친 몸 타고 누르는 저녁놀빛 털어 낸다. 눈보다 하얀 깃을 진솔인 양 가다듬.. 시조 2008.11.15
(자선시조 30편) 16. 녹차 한 잔 마시며 녹차 한 잔 마시며 김 재 황 따르는 물소리로 저 먼 얘기 담겨 오면 마른 잎에 잠들었던 푸른 향기 깨어나고 김 서린 찻잔의 둘레로 젊은 꿈이 돌아온다. 입술을 살짝 대니 대번에 열리는 봄빛 가라앉은 마음속에 숲이 일어나 웃는다. 눈감고 한 모금 마시면 더워지는 고향 언덕. 시조 2008.11.12
(자선시조 30편) 13. 황토의 노래 황토의 노래 김 재 황 고구마 푸른 줄기 기어가는 그 밭이랑 우리네 지닌 마음 아주 닮은 흙빛이다. 맨살에 속살로 닿아 따뜻함이 느껴지는. 빈터마다 호박 심는 내 가슴은 촌스럽고 눈웃음 곱게 짓고 그대 오는 모습 먼데 흙먼지 누른 그 곳에 고향 가는 길이 있다. 황소울음 젖어 있는 소나무 선 언덕.. 시조 2008.11.09
(자선시 30편) 11. 고향행 (자선시 30편) 11. 고향행 By 녹시 (0점) 2008-09-19 고향행 김 재 황 구파발을 지나 삼송리, 그리고 통일로를 마음이 먼저 달린다. 나란히 평행을 긋는 철길을 따라 푸른 들녘 좁은 논길을 따라 춥고 배고팠던 기억도 함께 달린다. 이제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 임진나루이듯 어쩌면 영영 고향은 나를 잊었을지.. 시 2008.10.05
(자선시 30편) 2. 다례음복 다례 음복 김 재 황 뵈옵듯 허연 수염 쓰다듬는 바람도 아니고, 구름은 더욱 아닌 우리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 ― 열어 놓은 무릎 앞에 한 잔 푸른 산 기운을 바친다 그저 몸둘 바 모를 속내를 담아 올린다 만경 창파의 까치놀이 왁자지껄 몰려든다 어진 아내의 말소리가 물소리를 데리고 또 쏟아져 .. 시 2008.09.29
내 마음이 항상 편하게 머무는 곳 내 마음이 항상 편하게 머무는 곳 김 재 황 내 고향은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임진면 임진리이다. 곁에 임진강이 흐르고 있는 곳이다. 더 알기 쉽게 말하면 ‘임진나루’가 있는 부근이다. 그 언덕 위에 ‘화석정’이 지금도 서 있다. 이곳에서는 무엇보다도 ‘참게’가 유명하였다. 옛날에는 이 ‘참게.. 회상기 2008.07.27
들꽃10 고향을 떠올리게 하는 갈대 김 재 황 나는 만주국 봉천에서 태어났습니다. 지금으로 말하면 바로 심양(瀋陽)입니다. 이렇듯 출생지는 심양이지만, 그 곳이 결코 고향이랄 수는 없습니다. 경기도 파주군 임진면 임진리가 나의 조상이 오래 누려 살던 곳입니다. 그리고 어린 시절을 내가 보낸 곳이기에 .. 들꽃 2005.10.07
황금찬 시인과 동자꽃 동심으로 피어나는 동자꽃 김 재 황 깊은 산의 숲속에서 천진스런 얼굴로 가득 미소를 머금고 피어나는 꽃. 한여름에 더위를 피해서 산을 올랐다가 만나게 되는 이 동자꽃은, 보는 이로 하여금 반가운 미소를 절로 짓게 한다. 그래서 누구나 금방 착한 마음을 갖게 한다. 그게 바로 불심(.. 평론 2005.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