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선시 30편) 11. 고향행

시조시인 2008. 10. 5. 18:36

(자선시 30편) 11. 고향행  
By 녹시   (0점) 2008-09-19
 

          고향행




                         김 재 황


 

  구파발을 지나 삼송리, 그리고

  통일로를 마음이 먼저 달린다.

  나란히 평행을 긋는 철길을 따라

  푸른 들녘 좁은 논길을 따라

  춥고 배고팠던 기억도 함께 달린다.

  이제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

  임진나루이듯 어쩌면 영영

  고향은 나를 잊었을지도 모르는데,

  오늘 안 가면 다시는 못 갈 것처럼

  서둘러 액셀러레이터를 밟는다.

  동구 밖의 나이 많은 느티나무는

  아직도 긴 꿈에 잠겨 있을까.

  냇가 원두막에는 그날 먹다 남긴

  개구리참외가 여전히 놓여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