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따이한
김 재 황
눈 감으면 더욱 멀기만 한
아버지의 나라
빛바랜 사진 속 아버지의 얼굴 그리며
한 장의 편지를 쓴다.
아직도 알아내지 못한 아버지의 주소
그 아득한 공간,
등에 꽂히는 눈총을 털어내고
밤마다 은하수를 건너서
한 장의 젖은 편지를 쓴다.
이제도 아물지 못한 이별의 상처와
먼 세월에도 잊지 못하는 슬픈 기억은
홀로 늙고 있는 어머니의 몫
너는 낯익은 얼굴로 우리를 바라본다.
전쟁의 포성이 멎어 가던
어느 날, 훌쩍 떠나 버리고서
감감 무소식인 아버지
그 때 갓난아기가 이제 어른이 되었는데
그래도 보고 싶은 얼굴
가 보고 싶은 아버지의 나라,
낮이면 일자리를 찾아 헤매야 했던
수많은 나날들, 그 어둠을 토닥거려
우리는 어떤 성좌를 내보여 줘야 하나.
숨겨도 자꾸 끌리는 핏줄
결코 외면하지 못할 아버지 가슴 더듬어
한 장의 얼룩진 편지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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