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책 소개

가지런한 시조집 '어치 논다'

시조시인 2022. 1. 2. 13:52

책머리에

 

 

 

 

짓궂게도 왜 시조가 민족시(民族詩)인가?”라고 묻는 이가 있다. 시조가 이 땅에서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났고 오랜 뿌리가 있다는 점 등을 제쳐 두고라도, 그 이유는 많다. 하지만 여기에서는 윤재근 교수의 글을 빌린다. “현대시는 예유기(銳唯己), 즉 나만(唯己)을 날카롭게 하여() 남달리 의식(意識)하라고 하지만, 본래 시조는 너와 나를 하나로 묶는 흥()을 누리게 하여 너와 나우리가 되게 한다.” 그렇다. 우리 민족은 흥이 많다. 이미 월드컵의 그 흥을 보지 않았는가.

시조 분야에도 전업 시인과 부업 시인이 있다. 전업 시인이라면 어찌 하루인들 시를 짓지 않고 견디겠는가? 그래서 다작(多作)이다. 부업 시인은 절대로 많은 시를 쓸 수 없다. 그래서 과작(寡作)이다. ‘개 꼬리 삼 년 묵어도 황모(黃毛)되지 않는다.’라는 속담이 있다. 그러니 많은 작품을 써야 한다. 시인은 모름지기 시심 속에 늘 머물러야 한다.

강조하되, 시조는 민족시이다. ()라는 한자는, ‘일정한 법칙에 따라 말로 나타낸 것을 뜻하는 글자이다. 그러므로 시에서는 무엇보다 이 중요하다. 모든 문학 작품이 그렇거니와, 시도 언어없이는 결코 존재할 수가 없다. 그렇다. ()언어의 예술이다. 다시 말해서 시는 문자언어인 로서 창작되고 있다. 그렇기에 시인은,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에 대하여 꿰뚫고 있어야 한다. 글의 생성뿐만 아니라, 그 활용법과 맞춤법을 소상히 알고 있어야 한다. 더군다나 민족을 대표하는 민족시인 시조에서는 더 말할 필요가 없다.

나는 논어를 읽다가 공자님의 일상 이야기 중 할부정 불식’(割不正 不食: 반듯하게 썰지 않았으면 먹지 않는다. 향당8)이라는 구절을 만났다. 그 순간 나는 등에 식은땀이 흘렀다. 내 눈에 그 글이 작부정 불독’(作不正 不讀: 반듯하게 짓지 않았으면 읽지 않는다.)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지런한 시조를 지어야 하겠다고 굳게 마음먹었다.

 

                                                                                                                                    낙성대에서

                                                                                                                                    녹시 김 재 황

 

차례

 

책머리에/ 003

 

1부 숲속에 앉아서

 

보름달/ 009 / 009 칩거/ 009 국제연합일에/ 014 다스림/ 010 사는 법/ 010

개답다!/ 011 동행의 뜻/ 011 오월 장미/ 012 참꽃 노래/ 013

낮에 보는 등대/ 014 어치 논다/ 015 거위 이야기/ 016 양파에 담긴 사연/ 017

맹꽁이 세레나데/ 018 그림자/ 019 꽃은 아니어도/ 020 숲속에 앉아서/ 021

산을 오르며/ 022 모란 실색/ 023 수박 먹다/ 024

 

2부 산길을 거닐다가

 

찐 가자미/ 027 모두 마스크/ 027 내 근황/ 027 얼굴이 붉은 해여/ 028 독행/ 028 낚시/ 028 여름밤/ 029 숲을 찾다/ 029 토끼와 씀바귀/ 030 멍에/ 031

산길을 거닐다가/ 032 조약돌/ 033 구공탄/ 034 감자 꽃을 보며/ 035

호박과 할머니/ 036 별이 나에게/ 037 돌산을 보며/ 038 낄낄 빠빠/ 039 여름 비/ 040 휴전선을 앞에 두고/ 041 이슬비/ 042

 

3부 별에 대하여

 

산길을 걸으며/ 045 부럽다!/ 045 애기똥풀/ 045 둘레길에서/ 046 난리/ 046

천리/ 046 황금 랑구르/ 047 배지/ 047 오이/ 048 화석/ 049 부고/ 050

싸우는 법/ 051 빨랫줄/ 052 산부추/ 053 외딴 섬/ 054 저울/ 055 안부/ 056

아까시나무/ 057 자살에 대하여/ 058 별에 대하여/ 059 주먹/ 060

 

4부 붓꽃이 필 때

 

메아리/ 063 좋은 길/ 063 어깨동무/ 063 나는 말이다/ 064 쉼터/ 064 손금/ 064 박꽃/ 065 새벽/ 065 그분은/ 066 비석/ 067 입에 대하여/ 068

붓꽃이 필 때/ 069 떡갈나무/ 070 신발을 논하다/ 071 입추 무렵/ 072

삶의 무늬/ 073 가장 좋은 것/ 074 여름 삽화/ 075 별똥별/ 076 동해 이야기/ 077 뜸부기 생각/ 078

 

5부 가두고 적시다

 

빈집/ 081 초롱꽃/ 081 짱구/ 081 현대시조/ 082 오리/ 082 범부채/ 082

트럼펫 불다/ 083 어느 연꽃/ 084 가두고 적시다/ 085 선비라면/ 086

앞니/ 087 큰 밥상/ 088 금붕어/ 089 초대/ 090 방문/ 091 몸보다 마음/ 092

물길/ 093 개미/ 094 부부/ 095 풀피리/ 096

 

6부 나비가 되어

 

들꽃/ 099 금꿩의다리/ 099 거인/ 099 늙은 아내/ 100 무모하게도/ 100

쇠별꽃/ 100 연꽃 피다/ 101 손금은 물길/ 101 전화/ 102 벌레/ 103 시인/ 104 산길/ 105 나비가 되어/ 106 장기 두기/ 107 모성의 산/ 108 호두나무 이야기/ 109 산이 좋다/ 110 개구리에게/ 111 이발소에서/ 112 범종이 되어/ 113

소쩍새 사연/ 114 수도꼭지/ 115

 

7부 생일을 맞으며

 

바둑/ 119 배와 신발/ 119 녹시정/ 119 / 120 / 120 어느 까마귀/ 120

명궁/ 121 의자/ 121 고지가 바로 저기/ 122 우울증/ 123 가을 이미지/ 124

생일을 맞으며/ 125 꿈의 꽃/ 126 시월 칸나/ 127 주인과 머슴/ 128 화가 나면/ 129 광장/ 130 복분자/ 131 전원일기/ 132 정치에 대하여/ 133 아주까리/ 134

 

8부 바다에 닿다

 

복중/ 137 봄이면/ 137 늦가을/ 137 값이라면/ 138 속셈/ 138 / 138 봉정암/ 139 백록담/ 139 꼬리에 대하여/ 140 눈물/ 141 양파의 노래/ 142

바다에 닿다/ 143 밥상/ 144 까마종이/ 145 크낙새에게/ 146 우리는 식구/ 147

해돋이/ 148 관악산 마당바위/ 149 몽블랑/ 150 ‘길 도자를 말하다/ 151

신축년 입춘/ 152

 

9부 터널을 지나며

 

소곡/ 155 달맞이꽃/ 155 녹차를 따르다/ 155 녹차를 마시다/ 156 죽로차/ 156 작설차/ 156 신작/ 157 빨래/ 157 이월 매화/ 158 뜨개것 판다’/ 159

꽃의 얼굴/ 160 멸치/ 161 / 162 깃발/ 163 빗소리/ 164 이런 무인도/ 165

터널을 지나며/ 166 어서 오늘은/ 167 어쨌든/ 168 메주/ 169 밀짚모자/ 170

 

10부 팔랑개비를 보며

 

품위 유지/ 173 태풍/ 173 바다/ 173 소나기/ 174 연꽃 바람/ 174 마음/ 174

폭우/ 175 백목련/ 175 우산 이미지/ 176 키질/ 177 인공 수분/ 178 소망/ 179

가끔은/ 180 나비에 담다/ 181 시집 받다/ 182 백로/ 183 팔랑개비를 보며/ 184 두부/ 185 아끼다/ 186 접시/ 187 동해/ 188

 

11부 서늘한 바람에

 

밥값/ 191 슬픈 세태/ 191 반딧불이/ 191 바라다/ 192 멸치사 하는 말/ 192 화두/ 192 습관/ 193 못생겼다!/ 193 낮달을 맞다/ 194 전나무 숲/ 195 파문/ 196 우물/ 197 동그라미/ 198 사람/ 199 배스 낚시/ 200 / 201 / 202 바위/ 203 / 204 서늘한 바람에/ 205 관악산/ 206 목포를 노래하다/ 207

새 에어컨/ 208

 

저자 녹시 김재황 연보/ 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