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생긴 백합나무
김 재 황
어느 날 좋은 벗과 와우산을 오르다가
옛 바람 부르기에 힘든 걸음 멈췄는데
거기서 우린 보았지 아름다운 이 나무.
잘 빠진 여인처럼 매끈하게 뻗은 줄기
임이나 만난 듯이 안아 봐도 괜찮을까,
우리는 꿈길 속에서 부신 눈을 감았지.
강물은 또 흘러서 저 바다에 닿았지만
넌 아직 젊은 잎에 마음결을 적시었고
늦었지 너무 늙었지 우린 함께 슬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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