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혀놓은 가을 엽서] 편
저 숲에 사는 그대
김 재 황
봄 햇살 내린 날은 버들피리 불며 노는
그래 그 모습이야 어리고 또 어리구나,
감아도 환한 세상에 푸른 눈을 뜨는 그대.
실바람 부는 날은 엉덩춤을 풀며 노는
참으로 신명이란 가볍고 또 가벼워라,
말없이 제자리 서서 오는 때를 맞는 그대.
빗방울 지는 날은 임 그리움 접고 노나,
여기저기 그 앞가슴 간지러운 열꽃 돋고
저 하늘 흰 입김 서린 꿈을 안고 웃는 그대.
함박눈 날린 날은 고향 하늘 닦고 노는
가물가물 뻗은 길에 임의 걸음 놓이는가,
사립문 열린 그대로 외진 뜰을 쓰는 그대.
(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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