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혀놓은 기을 엽서] 편
무궁화가 피어난다
김 재 황
동쪽에 자리 잡아 그 먼동을 닦은 마음
아픔을 죈 이마에는 이슬 같은 땀이 솟고
조금씩 손을 펼치어 새 아침을 맞고 있다.
맨몸으로 다진 나날 이어지는 목숨의 끈
먼저 떠난 발자국을 다시 짚어 따라가면
점잖게 흰옷을 걸친 얼굴들도 눈을 뜬다.
때로는 낮은 바람 그 가슴에 손이 가도
칠흑 같은 어둠 속을 불빛 찾아 헤맨 역사
겨레의 더운 숨결이 꿈을 안고 피어난다.
(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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