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고시조 감상

繩墨업시 삼긴 바회/ 박 인 로

시조시인 2023. 12. 21. 16:31

59. 繩墨업시 삼긴 바회/ 박 인 로

 

[원본]

 

繩墨업시 삼긴 바회 어내 規矩 알니마난

놉고도 고다니 하야 보니나다

애달다 히 사람이 오니 돌마도 못하랴.

 

 

 

[역본]

 

먹줄 없이 생긴 바위어찌 법도 알까마는

높고도 곧았으니 귀하게도 보이는군

애닲다 옳게 사람이면 이 돌만도 못하랴.

 

 

 

[감상]

 

  박인로(朴仁老 1561~ 1642)는 조선 중기의 가사문학의 대가이자 무인이다. ()덕옹’(德翁)이고 호()노계’(蘆溪) 또는 무하옹’(無何翁)이다. 39세 때에 무과에 급제하여 만호(萬戶)로 부임했고, 41세 때에는 친구 한음(漢陰) 이덕형을 찾아가서 감을 대접받고 이 시조, 조홍시가’(早紅柿歌)를 지었으며, 45세 때 통주사(統舟師)로 부임하여 무인다운 기개의 선상탄’(船上嘆)을 지었다고 한다. 이 작품은 입암가’(立巖歌) 4로 기록되어 있다. 추출은 손씨수견록’(孫氏隨見錄)이다. 초장을 본다. 먹줄도 긋지 않고 만들어진 바위가 있는데, 그 바위는 법도도 알 까닭이 없다. 중장으로 간다. 그런데 그 바위가 높고도 곧게 되어 있으니 귀중하게 보인다고 한다. 아무리 바위라고 할지라도 그 모습이 범상치 않으니 어찌 그런 마음이 안 들겠는가. 종장으로 간다. 먼저 애닲다고했다. 사람이면서도 바위처럼 의젓한 모습을 보이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 마음을 알겠다. (시조시인 김 재 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