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 繩墨업시 삼긴 바회/ 박 인 로
[원본]
繩墨업시 삼긴 바회 어내 規矩 알니마난
놉고도 고다니 貴하야 보니나다
애달다 可히 사람이 오니 돌마도 못하랴.
[역본]
먹줄 없이 생긴 바위어찌 법도 알까마는
높고도 곧았으니 귀하게도 보이는군
애닲다 옳게 사람이면 이 돌만도 못하랴.
[감상]
박인로(朴仁老 1561~ 1642)는 조선 중기의 가사문학의 대가이자 무인이다. 자(字)는 ‘덕옹’(德翁)이고 호(號)는 ‘노계’(蘆溪) 또는 ‘무하옹’(無何翁)이다. 39세 때에 무과에 급제하여 만호(萬戶)로 부임했고, 41세 때에는 친구 한음(漢陰) 이덕형을 찾아가서 감을 대접받고 이 시조, 즉 ‘조홍시가’(早紅柿歌)를 지었으며, 45세 때 통주사(統舟師)로 부임하여 무인다운 기개의 ‘선상탄’(船上嘆)을 지었다고 한다. 이 작품은 ‘입암가’(立巖歌) 4로 기록되어 있다. 추출은 ‘손씨수견록’(孫氏隨見錄)이다. 초장을 본다. 먹줄도 긋지 않고 만들어진 바위가 있는데, 그 바위는 법도도 알 까닭이 없다. 중장으로 간다. 그런데 그 바위가 높고도 곧게 되어 있으니 귀중하게 보인다고 한다. 아무리 바위라고 할지라도 그 모습이 범상치 않으니 어찌 그런 마음이 안 들겠는가. 종장으로 간다. 먼저 ‘애닲다고’ 했다. 사람이면서도 바위처럼 의젓한 모습을 보이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 마음을 알겠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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