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의 약속 친구와의 약속 다정한 벗을 만나 점심 먹는 자리에서 봄빛이 너무 좋아 바람 쐬러 가자 했네 삼월로 약속했으나 정말 가게 될지는? *나이가 들면 '안되는 일도 없고, 되는 일도 없다'고 누가 나에게 한 말이 생각난다. 말은 그럴 듯이 번지르한데, 영 실천을 안 한다는 의미이다. 노인이 되면 양기가 입.. 생활시조 2006.02.25
빈 까치집 빈 까치집 김 재 황 미루나무 꼭대기에 높이 지은 집 하나 지붕이 아예 없으니 오히려 맑고 밝은 달빛이 정답게 내려앉는다 그분 쪽으로 한 걸음이라도 더 가깝게 다가앉으니 따스한 손길이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는다 한꺼번에 아무리 많은 비가 쏟아져도 그치면 금방 보송보송 잘 마르.. 시 2005.11.05
시8 위대한 화음 김 재 황 잎들이 피리 소리를 낸다 댓잎이 좁은 소리를 지녔는가 하면 떡갈잎은 넓은 소리를 지녔고 미루나무 꼭대기의 어린잎이 높은 음성을 내는 반면에 땅에 구르는 가랑잎은 이 세상에서 가장 낮은 음성을 낸다 솔잎 소리는 있는 듯 없는 듯 잎들이 모여서 이어 가는 자연의 가락 바람.. 시 2005.10.30
시7 클린 벤치 ―木詩 85 김 재 황 바람이 걸러져서 불어오는 곳 그래서 무균 상태인 곳 클린 벤치의 내부처럼 깨끗한 숲속 나는 이 곳으로 시를 쓰려고 왔다 순수 그대로 싹이 날 수 있게 내 손도 소독하고 그저 가슴에 간직한 말을 꺼내면 된다 시 2005.10.29
나무에게서 배운다8 ♧♧♧ 아무리 좋은 옷과 기름진 음식이 있더라도 자유를 잃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듯이 사람의 손으로 키운 비자나무는 그 모습이 그리 아름답지 못하지요 하지만 산에서 자유롭게 자란 비자나무는 그 모습이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이 세상에서 가장 너그러�� 모습을 보여요 그러므로 바람에 날리.. 감성언어 2005.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