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가 사는 숲] 편
무궁화나무
김 재 황
동쪽에 자리 잡아 먼동 앞을 닦은 마음
노을 묻은 이마에는 이슬 같은 땀이 솟고
조금씩 손을 내밀어 새 아침을 열고 있다.
알몸으로 다진 나날 이어지는 목숨의 끈
먼저 떠난 그 발자국 다시 짚어 따라가면
점잖게 흰옷을 걸친 얼굴들도 눈을 뜬다.
살다 보면 큰바람이 그 가슴에 몰아쳐도
칠흑 같은 어둠 속을 불빛 찾아 헤맨 역사
겨레의 뜨거운 숨결이 꿈을 안고 피어난다.
(199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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