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제비꽃 그 숨결이] 편
우리 나무 앞에서
김 재 황
눈보라 때릴 때도 너는 그저 서 있는데
겹겹이 옷을 입고 몸을 떠는 이 목숨은
얼굴을 깊이 묻어라 회초리가 감겨든다.
아픔이 깊어 가면 더욱 길게 뻗는 가지
그 파란 음성으로 새로 나를 세운 소리
잠에서 얼른 깨어라 몸을 흔든 저 소리.
어느덧 작은 봄볕 이마 위에 얹힐 때면
차가운 네 숨결도 고운 향기 품는 것을
입술은 더욱 붉어라 앙가슴에 수놓는다.
(200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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