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낭 소리] 편
벌초 이야기
김 재 황
시원한 가위질이 얇은 귓전 다가오니
고향 녘 나루에서 푸른 물결 살아나고
한여름 밀친 무덤가 긴 그림자 젖는다.
그저께 다녀와서 마음 조금 풀린다는
잽싸게 머리 깎듯 자식 강물 건넜다는,
이발사 깊은 목소리 내 정수리 잠긴다.
감으면 냇버들이 높아지는 산 너머로
흰 달빛 쏟아져서 익는 들판 넘치는데
머리칼 다듬고 나니 봉분 낮게 떠온다.
(201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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