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백두산 천지김 재 황벼르고 또 별러서 겨우 날을 잡았건만 올라가니 짙은 안개 수줍은 듯 덮여 있어마음을 적셔야 할 곳 찾을 수가 없구나.까마득한 벼랑 아래 어두움은 엎드리고가파른 비탈 따라 검은 바위 누웠는데어쨌든 내가 부르는 이름이야 다만 바람.두 손을 모은 뜻이 하늘 끝에 닿았는지한쪽 살짝 들치고서 보여주는 오, 그 살결내 가슴 울컥 뚫리네 십년 묵은 체증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