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과/일/들
두리안(Durian) : 열대과일의 왕이라고 불리는 도깨비 방망이처럼 생긴 과일이다. 인도네시아어로 "두리(Duri)"는 가시를 뜻하는데 그 이름 그대로 과일 외부에 굵은 가시가 엄청 많다. 우기에 나는 과일로서 이 시기가 되면 인도네시아 어디에서라도 이 특이한 향기(혹자는 향긋하고 달콤한 향기라고 하고, 혹자는 며칠째 방치해둔 시체 썩는 냄새라고 까지도 표현한다.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지옥같은 향기 하지만 천국같은 맛이라고 표현한다)를 맡을 수 있다. 처음 맛을 볼려고 하는 사람은 그 향기 때문에 분명 시도도 못해볼 것이다. 특이 비위 약한 사람들은. 하지만 한번 그 맛을 알게 되면 두 사람이 먹다 한 사람 죽어도 모를 정도라고 한다. 즉, 아주 좋아하거나 아주 싫어하는 두 가지 부류로 나뉘게 된다. 맛은 표현하기 힘들지만 버터와 같은 감촉에 달고 끈적 끈적한 것이 특이할 따름이다. 열대과일중 가장 비싼 과일 중에 속한다. 익은 것을 고르기가 힘든데 수박처럼 따보고 안익었으면 그 자리에서 다른 것으로 바꿀 수 있다. 딴 것은 붙여 놓으면 자연스럽게 다시 붙어서 익으면 다시 팔 수 있다고 한다. 워낙 중독자들이 많아서 아이스크림,사탕,쥬스,쨈, 양갱 등으로 만들어 놓은 제품들도 있다. 주의할 점은 냄새 때문에 좋은 호텔은 객실로 가지고 갈 수 없다는 것과 절대로 술과 함께 먹는 일이 없도록 하자. 책임 못지는 사태가 멀어질 수도 있다. 족자에서는 뚜구탑(Tugu) 근처에 우기가 되면 두리안 시장이 들어서기도 한다. 최근 우리나라에 두리안 이라는 그룹이 나와 뽕짝 비슷한 노래를 부르고 있는데 바로 이 과일에서 따온 이름이다.
망가(Mangga-Mango) : 우리나라에서도 간혹 커피�에서 망고주스를 파는 것을 본적이 있다. 건기에 많이 볼 수 있는 과일로 이것도 사람에 따라 특이한 향이 있다고 한다. 망가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그중 망가 하룸 마니스(Mangga Harum Manis - "달다"는 말이다)가 단맛이 많이 난다. 우리나라 잘 익은 복숭아 맛을 낸다. 하룸 마니스 보다 길고 밝은 녹색을 띄는 망가 골렉(Mangga Golek) 또한 달고 맛있지만 섬유질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 망가 그동(Mangga Gedong) 은 가장 작은 망가인데, 겉은 오렌지 색깔인데 망가주스 만들 때 많이 쓰인다. 망가 드르마유(Mangga Dermayu)라고 무척이나 신 맛이 나는 망가가 있다. 슈퍼에서 짤라서 소금과 함께 포장해 놓고 파는데 맛은 덜 익는 오렌지는 비교도 안된다. 칠리쏘스와 함께 먹기도 한다. 신 것 찾는 임산부들에게 딱 맞다. 망가는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과일이기도 하다.
망기스(Manggis-Mangostain) : 우기에 볼 수 있는 과일로서, 감과 비슷하게 생겼다. 감과 비슷한 꼭지도 붙어 있는데 감보다는 색깔이 많이 깜다. 무척이나 딱딱해 보이는데 꼭지를 톡하고 따고 꼭지 부분을 중심으로 손가락으로 양쪽을 힘있게 누르면 두 부분으로 쪽 갈라지면서 가운데 마늘같이 생긴 알맹이가 나온다. 껍데기가 무척이나 두껍다. 잘 익은 것은 껍데기가 쉽게 벗겨진다. 상한 것은 껍데기가 돌처럼 굳어 잘 벗겨지지 않는다. 안쪽 껍데기에서 흐르는 자주색 물은 강한 색소를 가지고 있으므로 흰옷에 묻지 않도록 주의하자. 마늘같이 생긴 알맹이는 무척이나 달고 산뜻한 산열매 같은 맛이 난다. 우리나라에 이런 맛의 껌이 있었던 것 같다. 누구나 한번만 먹어보면 반하게 되는 맛이다. 비싼 과일에 속한다. 머라삐 화산 아래 깔리우랑에서 비교적 싼 가격에 신선한 것을 많이 팔고 있다. 열대과일의 여왕이라고 하는데 아마도 두리안과 사귀는가 보다.
파파야(Papaya) : 무척이나 큰 과일이다. "그린 파파야 향기"라는 베트남 영화제목에서 많이 들어 보던 과일 이기도 하다. 이것도 열대 과일이 그렇듯이 특이한 향이 있다. 우기건기 구별없이 항상 있는 과일이다. 소화제로도 많이 먹는데 이걸 먹으면 소화가 잘 된다고 한다. 인도네시아에 와서 먹었던 것이 소화가 안되면 소화제 먹지 말고 이 과일을 한번 먹어 보자. 덩치에 비해 가격은 싸다. 현지인들이 많이 먹는 과일 중의 하나이다.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그 나뭇잎을 삶아서 먹기도 하는데 무척이나 쓰다. 피를 정화시키는 약이라나 어쩐데나.
시르삭(Sirsak) : 겉 모습은 뚱뚱하고 못생긴 오이처럼 생겼는데 잘 익은 것은 껍데기를 누르면 물렁물렁 푹푹 잘 들어간다. 그냥 먹기보다는 쥬스를 만들어서 많이 먹는 편인데, 이름하여 시르삭 쥬스 하얀 색깔이지만 그 맛이 시큼하고 달콤한 풋 딸기 맛이 난다. 시원하게 해서 먹으면 더 더욱 맛있다. 음식점에서 이 시르삭 쥬스가 있다면 맛보길 바란다. 슈퍼에서도 시르삭 쥬스를 구입할 수 있다.
알포캇(Alpokat - Avocado) : 망가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더 윤기가 흐른다. 이 과일도 그냥 먹는 것 보다 쥬스를 만들어서 먹는 편이다. 쥬스가 물 같은 것이 아니라. 물 많이 탄 녹색 반죽같다. 보통 음식점에서는 쵸코 시럽을 쥬스에 둘러서 주는데 스푼으로 잘 섞어서 먹으면 독특한 맛을 느낄 수 있다. 공복에 한잔 먹으면 밥 먹은 것 같이 든든한 느낌이 드는 과일이다.
람부딴(Rambutan) : 보기에 따라 특이한 외모를 하고 있는 과일이다. 인도네시아어로 "람붓(Rambut)"은 털을 뜻한다. 빨갛게 익은 과일의 외부에 머리카락처럼 꺼�꺼뭏한 털이 돋아나 있다. 빨간색과 노란색이 있는데 노란색이 더 달고 맛있다. 껍질을 손으로 쏙 까면 투명한 속살이 나오는데 무척이나 달고 맛있다. 단점이라면 이 속살이 안의 씨 껍질과 같이 붙어 있어 껍질과 같이 먹을 때 꺼끌꺼끌한 맛이 나기도 한다. 우기에 많이 볼 수 있는 과일이다. 슈퍼에 가면 까놓은 통조림도 있다. 단 맛이 강해서 개미가 많이 모여들기도 한다. 람부딴 시기가 되면 길거리 곳곳에 람부탄을 파는 장사들이 빽빽하게 들어선다. 털이 검게 변하지 않은 것이 싱싱한 것이다.
끌라빠(Kelapa - Coconut) : 영화를 보면 태양이 내리쬐는 해안에서 수영복 입고 선글라스 끼고 나무 사이 해먹에 누워서(온갖 폼은 다 잡으면서) 둥글게 박 같이 생긴 것에 바로 스트로우를 꼽고 시원한 듯이 마시고 있는 장면을 많이 목격했을 것이다. 얼마나 시원할까?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야자를 마신다면 하나도 안 시원하다. 얼음을 타야 시원하지. 수 미터 높이 나무 꼭대기에 열리는 야자를 따서 힘겹게 까 보면(정말 힘들다. 전문가들에게 맡기자) 물만 들어 있다(약간의 과육과 함께) 그런데 이 물은 정말 안심하고 마셔도 된다. 인도네시아 식당이나 도로 변에 이 야자를 파는 곳들이 많은데 이곳에서는 야자를 살짝 뚜껑만 연 다음 설탕도 넣고 시원하게 얼음도 넣어서 판다. 그러면 정말 시원하고 맛있는 에스 끌라빠 무다(Es Kelapa Muda)가 된다. 모두 딱딱해 지기 전 어린 야자들만 쓰는데 끌거 먹는 그 과육 맛은 정말 쫄깃쫄깃 하고 담백하다.
살락(Salak) : 생긴 것이 꼭 뱀 껍질 같이 생긴 과일이다. 처음 보면 징그럽다는 생각도 드는데 까보면 큰 마늘 같은 것이 나온다. 사람에 따라 "무슨 맛이 이래?"라고 할 수도 있는데 계속 씹다 보면 단 맛이 있다. 마늘같이 생긴 알맹이 겉에 얇은 막이 있는데 이 막에 영양소가 많이 있다고 한다. 벗겨내지 말고 먹도록 하자. 큰 씨는 당연히 버려야 한다. 살락 폰도(Salak Pondoh)가 맛도 좋고 제일 유명하다. 살 때 줄기까지 같이 붙어 있는 것을 구입하자. 더 싱싱하고 단맛이 난다. 깔리우랑에 올라가면 많이 볼 수 있다. 조금은 서늘한 기온에서 잘 재배되는 과일이다. 껍질을 벗겨서 먹다보면 알게 모르게 손끝이 가시 때문에 갈라진다.
낭까(Nangka-Jack Fruit) : 처음 보면 두리안과 너무 비슷한 외모한 냄새(사람에 따라 역겨운 냄새일 수도 있다)로 두리안과 착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두리안 보다 훨씬 크고(아마도 과일 중에 가장 큰 사이즈를 자랑할 것이다), 외부에 가시가 없다는 차이가 있다. 족자 전통음식인 구득(Gudeg)을 만들 때도 쓰이는 과일이다. 에스 뜰레르(Es Teler - 우리나라 팥빙수 같은 음료)에도 쓰이는 과일이다. 단맛이 강하고 그냥 먹기보다는 음료에 섞어서 많이 먹는 것 같다. 알콜 성분이 있다고도 한다.
사워(Sawo) : 미끈한 감자처럼 생겼는데 살색을 띄고 있다. 잘 익은 것은 껍질을 눌러 보면 물렁물렁 한데 손으로 자를 수 있다. 단맛이 강한 감과 같은 내용물이 있다. 우기에 볼 수 있는 과일이고, 가격이 싸다.
마르끼사(Markisa) : 주황색의 오렌지 크기의 미끈한 과일이다. 손으로 껍데기를 힘 주어 까보면 안쪽에 정말로 개구리알처럼 생긴 많은 알맹이가 가득 차 있다. 씨까지 다 먹어도 상관없다. 개구리알이라고 생각하고 먹으면 찝찝 하지만 아마도 개구리알을 씹으면 이런 맛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달면서 하나하나 씹히는 맛이 특이하다. 직접 먹어 보길 바란다.
스리까야(Srikaya) : 꽃 봉우리 처럼 생긴 과일이다. 봉우리가 무척이나 많이 돋아나 있는데, 잘 익은 것은 봉우리 처럼 생긴 것을 눌러 보면 푹푹 안쪽으로 잘 들어간다. 봉우리 하나하나에 하얗게 생긴 달고 맛있는 것이 달려 있다. 쪽쪽 하나씩 입에 넣고 씨를 골라내자. 계속 먹게 되는 과일이다.
두꾸(Duku) : 끌렝깽 보다는 큰 알갱이들인데 먹으며 인내력을 요하는 과일이다. 얇은 껍질을 벗기면 마늘 쪽 같은 반투명한 알갱이들이 보인다. 하나씩 잘 분리해서 입에 넣은 후 조심히 살만 먹어야 한다. 무턱대고 씹으면 먹을 것도 별로 없은데 그 속에 있는 씨가 정말 씁쓸하다. 맛은 달고 끌렝깽과 비슷한 맛인데 시원할 때 먹으면 더 맛있다. 덜 익은 것은 씁쓸한 맛이 난다. 까는 재미로 먹는 과일이기도 하다. 남부 수마트라 빨름방(Palembang)에서 나는 두꾸가 유명하다.
끌렝깽(kelengkeng) : 건기에 많이 볼 수 있는 과일로써 포도보다 큰 것이 가지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 쉽게 껍질을 벗길 수 있는데 껍질을 벗기면 람부딴 처럼 투명한 알맹이가 나온다. 한입에 쏙 들어가는데. 그 맛이 무척이나 달고 시원하다. 열대과일 중에 비교적 비싼 편에 속한다.
블림빙(Blimbing-Star Fruit) : 이름처럼 생긴 것이 별 모양을 하고 있다. 직각으로 자르면 정말 별이 된다. 특이하게 껍질을 깍지 않고 그냥 잘 씻어서 별처럼 잘라 하나씩 먹는다. 겉은 달콤한 향기가 나는데, 특별한 맛보다. 시원한 맛이 난다. 어떤 것은 정말 시원하고 단맛이 나는데 비해 재수없이 잘못 고르면 정말로 신 것을 고를 수도 있다.
잠부(Jambu) : 못생긴 작은 사과처럼 생겼는데, 꼭지들이 모두 안쪽으로 말려 들어가 있다. 3가지 종류가 있는데 모두 색깔과 맛이 다르다. 블림빙 처럼 시원한 맛이 나는데, 빨간 색깔은 크기도 가장 작고, 많은 과즙과 신선한 맛이 난다. 녹색을 띄는 것은 과즙이 빨간 것 보다 작고 맛은 더 바삭바삭하다. 흰 것은 잘 볼 수 없는데 아마도 그 신맛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신 것 좋아하는 사람은 정말 좋아할 맛이다. 이것도 역시 껍질을 깍지 않고 직각으로 4등분해서 잘라 먹으면 된다.
저룩발리(Jeruk Bali) : 멜론크기의 오렌지라고 생각하면 된다. 껍질이 무척이나 두꺼운데, 과일 사는 곳에서 껍질을 벗겨 달라고 하거나, 벗겨진 것을 구입하기 바란다. 알갱이도 생긴 것처럼 무척이나 크다. 냉장고에 넣어두고 한 조각 한 조각씩 꺼내어 드시면 무척이나 시큼하면서 단맛이 난다.
참고로 여기에 나오는 열대과일은 한국으로 가져갈 수 없다. 포장을 정말 잘 한다면 간혹 통과할 수도 있겠지만. 걸리면 모두 압수 되서 현장에서 분쇄기에 갈린다. 수박(Semangka - 스망까 "워터멜론"해도 통함)은 한국만큼 달지는 않지만 맛있는 편이다. 속이 노란색 수박도 있다. 맛은 빨간 것과 다를 바 없는데 색소를 탄 것도 아닌데 속만 노란 것을 보면 신기해서 먹어보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멜론(Melon)은 두말할 것 없이 한국에 있는 것과 비교가 안될 정도로 달고 맛있다. 껍질에 그물처럼 생긴 망의 간격이 넓을수록 잘 익은 것이라고 한다. 더 비교가 되지 않는 것은 파인애플인데(Nanas - 나나스) 정말 달고 맛있다. 우리나라에서 먹는 통조림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시장에 가면 친절하게 껍질까지 까 놓은 파인애플을 정말 싼 가격(한국 돈으로 100에서 200원 사이)에 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임산부들에게는 좋지 않은 과일이기도 하다(산 성분이 많아서 몇 통씩 먹으면 애 떨어진다고 한다). 바나나(Pisang - 삐상)는 한국에 수입되는 것과 거의 비슷한 맛이 난다.
처음 만든날 : 1999.12.13 인도네시아 족자에서
처음 고친날 : 2000. 3. 4 대한민국 서울에서
김/태/호 : esorang@korne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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