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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이 가장 좋아하는 책은, 이고위감할 수 있는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이었습니다. ‘이고위감’(以古爲鑑)은 ‘옛것을 거울로 삼는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플루타르코스’(Plutarkhos)는, 고대 그리스 사람입니다. 그가 쓴 ‘영웅전’은, 도덕적 일화로 가득 차 있는데, 그리스와 로마의 정치가나 철학자 등의 영웅들을 비교하여 병렬로 대조한 명작입니다. ‘일화’(逸話)는 어떤 사람이나 어떤 사건에 관련된 ‘아직 세상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말하고, ‘병렬’(竝列)은 ‘여럿을 나란히 벌여 세움’을 뜻합니다. 앞에서 설명했듯이, 이 책에는 그리스와 로마의 뛰어난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등장’(登場)은 소설이나 연극 및 영화 따위에 ‘어떤 인물로 나타남’을 가리킵니다.
그 중에서도 ‘알렉산더 대왕’이라든가 ‘케사르’ 등, 별처럼 빛나는 영웅들의 이야기를, 나폴레옹은 더욱 샅샅이 읽었습니다. ‘샅샅이’에서 ‘샅’이란 본래 ‘두 다리의 사이나 두 물건의 틈’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여기에서 사람의 국부를 나타내는 ‘사타구니’라는 말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마을로 들어서는 좁은 골목길, 또는 골짜기의 사이를 가리키는, ‘고샅’이란 말도 나왔습니다. 물론, ‘샅샅이’라는 부사도 여기에서 생겼는데, 평소에는 보기 어려운 구석지고 은밀한 곳을 연거푸 두 번씩이나 반복함으로써 ‘모조리, 하나도 빼지 않고’라는 뜻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틈이 있는 데마다’라든가 ‘이 구석 저 구석 빈틈없이 모조리 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이 말을 바꾸어서 쓰려면, ‘이 잡듯이’ 또는 ‘구석구석’이라고 하면 되겠군요.
이 참에 나폴레옹이 좋아하는 영웅들의 이야기도 조금 해야 되겠습니다. ‘알렉산더(Alexander) 대왕’은 ‘마케도니아의 왕’입니다. ‘필립 2세’의 아들이지요. 그는 아리스토텔레스를 스승으로 삼고 그리스 문화의 교양을 쌓았습니다. 20세에 왕이 된 그는, 그리스를 정복하였습니다. 그리고 페르시아 임금인 다리우스가 거느린 연합군을 쳐부숨으로써 시리아와 이집트를 점령하였습니다. 그에 의하여 고대 그리스 문화가 널리 동방에까지 퍼지게 되었답니다. 또한, ‘케사르’(Caesar)는 고대 로마의 군인이며 정치가입니다. 젊어서부터 ‘수사학’에 뛰어났지요. 기원전 61년에 ‘콘설’에 선출되어 이스파니아와 갈리아와 게르마니아와 브리타니아 등지에서 무장(武將)으로 자신의 능력을 발휘했습니다. 그 후인 기원전 44년 1월 10일에 그는, 폼페이우스(Pompeius)를 격파했습니다. 그리고 이집트에서는 프톨레마이오스(Ptolemaios) 8세를 권좌에서 물러나게 한 다음, 그의 애인인 클레오파트라를 여왕으로 삼았습니다. 그런 후에 다시 소아시아로 진격하여 폰투스(pontus) 지방을 평정했습니다.
앞에서 말한 ‘수사학’(修辭學)이란, ‘말이나 글을 아름답고 정연하게 꾸미고 다듬는 방법과 이에 관련된 현상을 연구하는 학문’을 말합니다. 또, ‘콘설’(consul)은 ‘집정관’(執政官)을 뜻하는데, 여기에서는 ‘로마 공화정 시대의 최고 정무관’을 말합니다.
이런 영웅들은 ‘운증용변’하여 각기 자기 나라를 크게 세우려고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운증용변’(雲蒸龍變)은, ‘물이 증발하여 구름이 되고 뱀이 변하여 용이 되어서 하늘로 오른다.’는 뜻으로 ‘영웅호걸들이 때(時)와 운(運)을 만나서 일어남’을 이르고, ‘심혈’(心血)은 ‘온갖 힘, 온갖 정신력’을 가리킵니다.
이들의 이야기는 항상 귀추가 주목될 뿐만 아니라, 손에 땀을 쥐게 하고, 그러는 중에 점입가경으로 빠져들고 맙니다. ‘귀추(歸趨)가 주목(主目)된다.’에서 ‘귀추’의 본뜻은 ‘사물이 돌아갈 바’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그런데 ‘귀취’(歸趣)와 같은 뜻으로 쓰인다는군요. ‘귀취’란 ‘사람의 마음이 돌아가는 형편’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귀추가 주목된다.’라는 말은, 사람의 마음이 어떻게 돌아가느냐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되므로 ‘가히 눈여겨볼 만하다.’라는 뜻이 됩니다. 그러나 지금은, 결판이 나지 않아서 궁금한 어떤 사건, 또는 사람의 마음이 돌아가는 형편을 살필 때 등에 쓰고 있습니다. 흔히 ‘귀추가 주목된다.’라거나 ‘민심의 귀추를 살펴야 한다.’는 등으로 사용합니다. 그리고 ‘점입가경’(漸入佳境)은 ‘점점 아름다운 산수의 경치나 문장의 내용에 들어간다.’는 뜻으로 ‘점점 흥미를 깨달음’을 나타냅니다. 이는, 중국의 진서(晋書)에서 나온 말입니다.(김재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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